3.2.13

[Western Europe] (3) INTERLAKEN (8-11 Jul 2011)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테르미니 역으로 갔다. 환승 횟수를 줄이기 위해 Termini(08:00) → Milano Centrale(10:54/11:25) → Spiez(13:53 / 14:05) → Interlaken Ost(14:28) 동선을 택했다(참, DB Navigator로 기차 시간과 환승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Tranitalia는 예약이 필수다(예약비 별도). 처음에 1등석으로 탔다 황급히 자리를 옮기는 생쑈를 했다. 챙겨간 자물쇠로 짐을 꼼꼼히 묶어놓고... 중간에 기차가 연착되어 환승 걱정을 무지 했는데, 큰 무리 없이(약간 달렸다...) 다음 기차로 이어탈 수 있었다. 처음 유레일패스를 어떻게 쓰는지 몰라 Spiz - Interlaken Ost 구간권을 돈주고 끊어버렸다(내 2만원ㅠㅠ). 약 7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인터라켄. 말도 안되게 아름다웠다!!




동역에서 숙소인 Balmer’s Herberge까지는 거리가 좀 되었다. 원래 Backpackers Villa Sonnenhoff를 예약했었는데, 예약착오로 부리나케 이 곳으로 바꿨다(8인실 mix; 1인당 1박 CHF 28.5; 호스텔월드 예약). 덕분에 숙박비가 약간 절약되었다. staff가 엄청 친절했고 상냥했다. 방은 깨끗하고 넓고 조용했고, 빨래방, 부엌, 오락시설, 자체운영 식당(지상)과 바(Metro; 지하, 식당과 바 모두 happy-hour에는 술이 반값!), 기념품샵 등이 있었다. 버스타는 곳이 주변 가까이 있었고(미리 시간을 확인할 것!),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청소 문제로 숙소 안에 머무를 수 없었다. check-in시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Guestcard를 주고, 아침을 먹을 수 있는 breakfast card도 준다. 방키는 1개당 deposit CHF 10을 주고 받았다(나중에 보증금은 돌려받는다). free wi-fi 이용이 가능했다(6시간 사용가능한 ID/PW를 준다. 추가적으로 더 받을 수 있다).



일단 짐을 풀고 빨래(CHF 2; 세제 별도, 건조기 사용가능(CHF 2였던듯))를 돌려놓은 후 침대에서 잠시 배를 깔고 wi-fi를 이용했다. 이층침대 올라가는 사다리가 없어서 좀 고생했지만, 뭐 난 다리가 기니까... 훗. 동역으로 걸어서 이동하면서 마을 구경도 하고 물도 떠먹고 아주 행복해했다. 사실 로마에서 너무 지쳤던 터라 인터라켄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조용하고 여유롭고 선선하고. 융프라우 VIP패스 2일권을 구입하고(CHF 175; 웅프라우 열차 무제한, 클라이네샤이덱-융프라우요흐 1회, 기타 혜택들이 많다) Coop에 들렀다. 저녁먹을 것도 사고, 내일 점심으로 싸갈 샌드위치와 과일을 고르기 위해서였다. 스위스는 미친 물가(!!!)라(빅맥세트라 2만원~) 그저 Coop이 사랑스러웠다.




spot을 돌아다니기엔 시간이 좀 애매하여 인터라켄 시내 구경을 걸어서 했다. 강가를 따라 West역 근처까지 걸어갔는데, 도시가 그리 크지 않으면서도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서역 근처 도심지에서는 각종 호텔, 카지노, 명품상점들이 즐비했다. 시계와 기념품을 파는 곳이 정말 많았는데, 여러 개 들어가 window shopping만 했다(물가가 너무 비싸...). 곳곳이 세일중이었는데, 아마 미친 물가 때문에 장사가 잘 되지 않아 그럴 거라고 내 친구가 우스갯소리를 했던 기억이 난다. 비가 오다가 해가 뜨다가 날씨가 정말 난리였는데, ‘이러다 내일 융프라우요흐 못올라가면 어쩌지?’ 걱정이 되었다. 이 지역 날씨가 원래 그렇다더만! 이날 저녁은 컵라면+햇반으로 해결. 일찍 잠에 들었는데, 같이 방을 쓰던 외국인들이 ‘쟤네들은 뭐지?’란 눈으로 쳐다봤던 듯하다.




인터라켄에서의 둘째날. 한국에서는 꿈도 못꿀 ‘5시반 기상’!!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것을 어떡해. 아침을 간단히 챙겨먹고 부지런히 시간 맞춰 버스를 타고 동역으로 향했다. 호스텔에서 얻은 융프라우 일대 지도를 도움삼아 오늘 정한 동선은 동역 - Grindelwald - Kleine Scheidegg - Jungfraujoch - Kliene Schedegg - Wengen - Lauterbrunnen - 동역. 라우터브루넨에서 Zweilutschinen까지는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구간별 열차마다 특색이 있어 재미있었다. 그린델발트 역에 도착해 열차를 기다리면서 주변을 구경했는데, 대단히 깔끔하고 정돈되어보였다. 볼거리도 제법 있고... 자연과 인공이 적절히 융화되어있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뭐 그런 느낌?! 신비하다고까지 느낌직한 그런 곳이었다.




클라이네샤이덱에 도착하니 슬슬 추워졌다. 기온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반바지 + 반팔 + 얇은 아우터 차림으로 융프라우에 올랐는데, ‘낭패다’ 싶었다. 웬걸, 융프라우요흐 도착하자마자 일이 터졌다. 무려 영하 3도!! 거기에다 산소부족으로 숨쉬기도 좀 어려웠고, 어질어질한데다 날씨도 완전 흐려 경치를 구경할 수가 없었다... 내 친구와 나 모두 사진도 제대로 못찍고 준비해간 점심만 후딱 먹은 뒤 얼른 다음기차로 내려와버렸다. 에베레스트 등산하시는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거지?? 클라이네샤이덱으로 다시 내려오는동안 깊게 잠들었었다. 휴우... 겨우 살아왔네. 그래도 경치 하나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을만큼 아름다웠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라우터브루넨에 도착. 마을 구경을 잠시 하다 하이킹을 시작했다. 내리막길이라 크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약 한시간 정도 코스였는데, 굽이굽이 산길을 걸어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집을 지어놓고 임대놓으려 광고를 걸어놓은 곳이 제법 많았다. 이런 곳에서 살면 몸과 마음이 참 건강해지겠다... 그치?? 중간에 소나기가 내리고 난 후 계곡물이 불어났는데, 석회성분 가득한 회색빛 물이 흘러가는 모습 또한 장관이었다. 강 폭도 넓고 물줄기도 세차고... 아, 여기에서 산모기한테 습격당해서 다리 한 쪽이 벌겋게 붓기도 했었다. 길을 걷다 친구는 산딸기같은 열매를 따먹기도 했고.




Zweilutschinen까지의 하이킹을 마치고 동역으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융프라우요흐에서 시간을 짧게 가진 터라 예상보다 여유시간이 남아 예정에는 없던 곳 한 군데를 더 가보기로 했다. Schynige Platte라는 곳인데, Winderswil에서 열차로 왕복 약 두시간 정도의 일정이었다. 갈때는 열차가 텅 비었는데, 올때는 등산객들로 가득찼다. 알고보니 6시간 정도 되는 하이킹 코스의 출발/종착점이었다. 우리는 그냥 기차만 타고 왔다갔다... 중간에 작은 간이역에서 털보 아저씨와 스위스산 종을 맨 소들을 볼 수 있었다. 아이코, 귀여워라. 다시 Winderswil로 돌아와 Coop에서 먹을 것을 사려 했는데, 이런, 문을 닫았다!! 토/일요일 영업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 저녁 어쩌지??



스위스에 왔으니 Fondue를 먹자! 어플과 wi-fi를 이용해 ‘Bebbis’라는 음식점을 찾았다. 과연 누리꾼들 의견과 같이, 나름 착한 가격에 주인장도 친절했고 호객행위(!)도 그저 재미있었다. 어떤 직원분이 우스꽝스러운 차림에 엄청난 종류의 외국어를 섞어가며 손님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음식이 맛있었다! ‘치즈’라면 치를 떠는 내 친구를 위해 고기퐁듀를 주문했다. 소/돼지/닭고기 덩어리와 샐러드, 밥 혹은 감자, 빵이 제공되었다. 소세지와 볶은 감자 등이 포함된 요리 하나를 더 주문했는데(이름이 기억나질 않아...), 이것 또한 예술이었다. 캬~ 생맥주와 함께 부슬부슬 비오는 거리에서 먹는 스위스 음식이라... 매장 내부에서는 직원분이신듯한 할머니께서 요들송을 부르셨다. 와! 어쩜 저런 아름다운 소리가!!





인터라켄의 세 번째 날. 아침을 알차게 챙겨먹었다. 치즈를 마음껏 퍼먹을 수 있어 행복했다.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싶었으나 날씨도 불안하고 돈도 비싸고 무엇보다 친구의 부정적인 반응으로(흑흑) 깔끔하게 계획을 날려버리고, 대신 저녁을 거나하게 차려먹기로 했다. Coop이 문을 닫아 급히 윈더스빌의 Volg에서 자체브랜드 맥주(무려 CHF 0.9)와 스테이크용 고기, 소세지 등을 두루두루 샀다. 덕분에 First로 출발이 늦어져, 아예 점심을 먹고 그곳에 가기로 했다. 패러글라이딩용 현금이 남아 어떻게 쓸까 하다가, 점심을 ‘Bamboo’라는 중국음식점에서 세트메뉴로 해결했다(1인당 CHF 18).
※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동역 맞은편 Coop만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고, 역 바로 옆에 있는 Coop과 숙소 뒤편에 있던 Coop은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더라! Migro나 Volg도 윈더스빌 등 곳곳에 있고. 몰랐던 게 죄지... 그래도 맥주를 싸게 사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는.






피르스트로 출발! 그린델발트에서 조금 걸어 케이블카로 바꿔타고, 한동안 공중에서 주변 경관을 바라보며 피르스트에 가까워졌다. 우리가 구매한 VIP pass로 First Flyer가 공짜라, 꼭 타보리라 마음먹었는데... 급변하는 날씨 때문에 개점휴업 상태였다. 관계자 말로는 30분정도 기다려보자던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시간상 내려가기로 했다. 하.지.만! 금방 마음을 고쳐먹고 어떻게든 타기 위해 무한정 기다렸다. 다행히 30분 후 와이어가 말라 다시 플라이어를 탈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한국인 일행 한무리를 먼저 (시험삼아!!) 태워 보낸 후 친구와 나는 티켓 펀칭 후 플라이어에 몸을 맡겼다. 와우~ 45초 정도 공중에 떠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날아가는 기분이 참 묘했다. 잊을 수 없는 기억 중 하나, 피르스트 플라이어.




그린델발트에서 Oberer Gletscher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탔다. 아뿔싸... 게스트카드 적용이 안되었다. 돈을 내고 버스로 오버러글래처까지 이동했다고 생각해서 내렸는데 웬걸, 한정거장 덜가서 내린 것이었다. 걸어서 올라가면 족히 두어시간은 걸릴 듯했고, 사실 좀 피곤하기도 하고 호수 한 곳도 가보려 했고 무엇보다 저녁을 먹고 싶은 마음에, 그저 먼발치서 사진만 찍고 다시 내려왔다. 동역에 도착하니 7시 가까이 되었고, Burgseeli 호수로 이동했지만 개장시간이 지나 문을 닫은 상태였다. 으앙... 인터라켄에서의 마지막날을 이렇게 거절당하며 보내다니!! 대신 스테이크+소세지+샐러드+커리+Volg맥주로 아무지게 저녁을 챙겨먹으면서 친구와 나는 서로를 위로해줬다. 아쉽구나, 안터라켄! 다시금 올 것만 같은 강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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