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3

[Western Europe] (2) ROME (6-8 Jul 2011)

10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로마. 아침 8시쯤인가 도착해서 입국수속을 밟은 후 Termini station으로 이동했다. 공항에서 사진을 못찍게 했다(췟!).
처음으로 유럽에서 표를 끊고(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14) 펀칭을 하는 역사적인 순간!! 기계에 표를 넣으니 ‘톡’ 하고 구멍을 뚫는다. 은근 손맛이...
유럽에서는 티켓에 펀칭을 꼭 해야 한다. 불시검문에 딱 걸리면 벌금이...




Termini station에 도착해 ROMA PASS를 사려고 했는데, 다 떨어졌다고 다른 곳에 가서 알아보란다. 이건 뭐지...?? Information center가 왜 이 모양이야??
여기에서부터 나의 로마에 대한 불만 아닌 불만(!)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묵게 될 첫 호스텔, Ivanhoe Hostel(12인실 mix; 1인당 1박 €21.9; 호스텔월드에서 예약).
Termini Station에서 한 정거장 거리 떨어진 Cavour Station에 위치하고 있다. 일단... 찾기가 조금 어려웠고, 도시의 정책이라며 개인/1박당 €2씩을 추가로 받았다(이런 말도 안되는!!). 총 2박동안 방을 두 번 옮겼는데, 모두 원래 예약한 방에서 업그레이드되어 4인실/8인실 mix를 썼다. free wi-fi는 잘 잡혔고, 인터넷 PC도 여러대 있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스파게티 파티도 밤에 하고, 하여간 나름 활기찬 분위기였다. 부엌에서 요리해 먹을 수도 있고, 화장실/샤워실도 나름 넉넉하니 깔끔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청소 등으로 호스텔 내부에 남아있을 수 없었다. 아, 샤워실에 (쓰다 남은 것일수도 있지만) 바디샴푸 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호스텔 주인은 나름 친절하고 살가웠다.




체크인은 했으나 짐을 풀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아, 일단 호스텔부엌에 짐을 보관한 후 호스텔 주인이 알려준 곳에서 로마패스를 드디어! 구매한 후, Colosseo와 주변 spot들(Arco di Costantino, Poro romano, Palatino; 콜로세움 입장시 덤으로 무료입장)을 보러 갔다.
로마패스가 있으면 긴 줄에 합류할 필요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한데, 이걸 모르고 한시간 가까이를 기다렸다. 옆에 한 미국 커플이 지나가길래 “이 줄은 뭐길래 이렇게 빨리 빠지냐” 했더니 “로마패스 줄”이라며...
힘들게 들어가 웅장한 콜로세움을 마주하니 기분이 참 묘했다.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 있진 않지만, 오래전 로마 사람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역 내부 피자집에서 조각피자로 로마에서의 첫 끼니를 해결했다.






도시 곳곳이 유적지다. 이곳저곳 발굴이 진행중이고, 거리를 걷다가도 성벽이나 오래된 건축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Piazza Venezia까지 걸어가는데 거의 직사광선으로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타들어갈 뻔했다. 물 한 병을 사는 것을 깜빡한 것이지! 곳곳에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다는 것을 꽤 늦게 알았다. 쨌든 물 떠마시려면 병은 필요하니까... 태양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잠시 숙소에 들어와 드디어 짐을 풀고 씻고 wi-fi로 시간을 보냈다. 저녁 즈음 Fontana di Trevi로 갔는데,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아, 이 때 메트로 3호선 공사를 위해 1호선이 밤 9시까지밖에는 운행되지 않았다(물론 대체 버스가 늦게까지 다니긴 하지만...). 서둘러 숙소로 이동!



다음날, 바티칸 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조금 이른 시간에 움직였다. 입장시간이 조금 남아 바티칸 성당부터 구경했는데, 웅장하고 멋있긴 했지만 기독교인이 아닌데다 이쪽 문화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여 감흥이 크진 않았던 듯하다.
아뿔싸. 바티칸 박물관 입장하는 줄이... 휴우. 땡볕에서 한시간 정도 기다리고서야 겨우 입장이 가능했다. 국제학생증이 있는 나는 입장료를 할인받았다. 할인받고 남은 돈으로 박물관 내부에 있던 카페에서 친구 것까지 점심을 샀던 것으로 기억된다. 박물관 안이 굉장히 넓었다.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지고 엄청난 양을 전시하고 있었다.
음... 박물관은 역시 내 취향이 아니야... 긴 줄을 피할 수 있는 방법: 아침 일찍(8시쯤?)부터 대기타든지, 아님 아예 점심 이후시간을 노리든지.






다음은 Terme di Caracalla. 로마패스 구입 후 뽕을 뽑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찰나 선택한 유적지다. 오래된 목욕탕이라는데... 뭐 이리 커?! 탕처럼 움푹 패인 곳에 물을 채우고 몸을 담그면 나름 운치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닥 타일 문양도 신선하고... 와, 이걸 어떻게 다 만들었을까? 티켓팅하는 아저씨가 엄청 사교적이었다. 사실 로마에서 치안이나 불친절에 대해 엄청 걱정했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꽤나 활기차고 친절한 듯. 주변인들이 문제인 것같다. 다행히 이탈리아에서는 한 번도 불미스러운 일을 겪지 않았다. 이탈리아에 왔으니 젤라또를 먹어봐야겠지? 나보나 광장으로 이동하다 우연찮게 들른 젤라또 가게에서 €2.5를 주고 세 가지 맛을 먹어보았다. 상큼했다!!! 이정도 가격에 이정도 양이면 아주아주 굿초이스인 듯~ 레몬맛 젤라또가 정말 상큼하니 좋았다. 날씨 때문에 빨리 녹아서 급하게 먹어댔다.





Pantheon과 Navona Piazza는 내가 친구에게 가자고 막 졸라댔던 곳이다. “너는 무슨 광장을 하루에 몇 개나 가는거냐”며 타박을 받긴 했지만... 뭐 결국 가서 좋아했으면서! 사실 여기 가기 전에 Piazza del Popolo를 들러 take-away 커피 한 잔을 했다. 외국인 한명을 만나 사진찍기를 도와주니 굉장히 흡족해하더라만... 사진으로만 보던 판테온을 직접 보니, 잘은 몰라도 멋있었다. 판테온 앞 광장에서는 음악연주도 하고 있었다. 해가 질 무렵이어서 조금 더 멋있었던 듯. 나보나 광장은 엄청 북적북적했다. 벼룩시장같은 것도 열리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비보잉도 하고, 저쪽에서는 모델 화보촬영도(!!) 하고 있었고. 이래저래 구경거리가 많았다.



Condotti 거리를 통해 Piazza di Spagna 쪽으로 이동하는 길에, 로마에서 처음으로 슈퍼마켓을 발견했다. 이름이 BOTTEGA였나...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에 먹을 샐러드와 과일 그리고 물 하나를 바구니에 담고, 가볍게 한잔 할 맥주 두어캔을 슬쩍 끼워넣었다. 명품샵들이 즐비한 콘토디 거리 끝에 스페인 광장이 있었고, 분수가에 앉아 맥주 한 캔씩을 했다. 캬~ 이거지 바로! 사실 처음에는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이 콘토디 거리인지, 끝이 스페인 광장인지도 몰랐다. 강가를 따라 걷다 mtrip 어플로 가장 가까운 메트로 역을 검색해 숙소로 가던 참에 우연찮게 이 두 곳을 지나친건데, 다행이지 뭐. 하여튼 이런 맛 때문에 여행을 계속 하는 듯하다. 계획은 물론 치밀히 짜야 하지만, 때로는 우연에 내 몸을 맡기는 것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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