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3

두 번째 여행기 업로드 완료!

2012년부터의 여행기 업데이트는 아무래도 좀 느려질 듯.
미리 이실직고를 드립니다...

아, 맞다.
Hey, good to see you, foreign visitors! Thanks for your visitation.
I am sorry to say this, but you should learn Korean to understand most of the contents in my blog.
If you want to know anything about the content, please kindly reply or send me an email.
I am looking forward to your voice :D

[Hawaii 3rd] 16-19 Jul 2011)

[20110721-20110726]

한국에서 하루 안되는 시간을 보내고, 21일 오후 비행기로 세 번째 호놀룰루 방문길에 올랐다. 내 친구와 함께 가는 이름하야 ‘Ultimate Relaxation’. 정말 푹~ 쉬고 오겠다는 것이지. 짐도 좀 간소하게 꾸리고, 다시 인천공항을 찾았다. 셀프 체크인을 하려 했는데, 코드쉐어 문제인지 비자 확인 문제인지는 몰라도 아시아나항공에서 다시 체크인을 해주었다.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환승해 같은 날 10시에 호놀룰루에 도착하는 경로. 일단 환전할 때 받고 공항리무진에서 얻은 신라면세점 할인권으로 록시땅 핸드크림과 키엘 수분크림을 아주 싼 가격에 샀다. 신라 마일리지 카드 바로 만들어 추가할인도 받았다.



나리타 공항에서 ANA항공편 티켓을 받으려다 문제가 생겼다. 컨티넨탈항공 측에서 티켓을 바꿔버린 듯했다. 기계적인 문제라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한시간 정도 티켓 때문에 창구에서 시간을 보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ANA항공 완전 감동!! 이코노미석 좌석의 폭이 다른 항공들보다 좁아 불편했지만, 제공되는 기내식과 음료에 감동했다. 에피타이저로 나온 쌀과자부터 맛있었고, 칵테일을 그 자리에서 만들어 주고(레몬슬라이스까지!), 기내식이 무슨 정찬처럼 소바에 연어샐러드에 간 딱 맞는 생선조림까지. 간식팩까지 챙겨받았다. 승무원들도 친절하고 상냥했다. ANA항공을 처음 이용하는데 상당히 만족스럽다.




호놀룰루 도착! 두어번 하와이에 와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그 어느 곳보다 자신있게 돌아다닌 듯하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Ala Moana 근처의 Pagoda Terrace(트윈침대, 화장실과 부엌이 딸린 콘도형 방; 총 $401; 아는 분을 통해 개인적으로 예약). 그곳까지 직행하는 교통수단은 택시밖에 없는데, 굳이 그럴 필요 없이 그 근처 Ala Moana Hotel로 가는 airport shuttle bus(편도 $8, 왕복$15)를 이용했다. 올 때 교통편도 이것으로 하기 위해 왕복표를 끊었다. 숙소에 도착했지만 아직 check-in 시간이 아니라 카운터에 짐을 맡기고 알라모아나 센터 내 ABC store에서 4-day pass를 구입했다. 잠깐 센터를 구경한 후 인근 Ward center로 이동해 패스를 개시하고 수제 하와이안 버거를 먹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Don Quijote와 팔라마 슈퍼에 들러 4일동안 먹을 이것저것(김치!)을 잔뜩 사왔다. 곧 짐을 풀고 잠시 씻으며 쉬다가... 둘 다 잠들고... 눈떠보니 이런! 다음날이야 ㅠㅠ 말도안돼 ㅠㅠ 하와이에서의 밤을 ㅠㅠㅠㅠㅠ 분한 마음에 정말 아침 일찍(한 6시쯤인가?) 알라모아나 비치로 일출을 보러 갔다. 도착하니 이미 해는 떠있었지만 아침 바다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수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다. 해변을 따라 한참을 걷다 친구가 패스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하여 홀로 그를 보내고(!) 잠시 버스정류장에서 배회. 한시간쯤 지나도록 안오는 듯하여 좀 걱정이 되었는데, 때마침 다시 모습을 나타내서 안심했다. 곧장 42번 버스를 타고 호놀룰루 중심가로 이동했다.



차이나타운에서 내려 일대를 잠시 구경하고 걸어서 항구를 따라 Aloha Tower로 이동했다. 아직 시간이 일러 문을 연 상점은 없었다. 또 무작정 걸어 Iolani Palace, 시청사 등을 차례대로 둘러보았다. 이올라니 왕궁은 12시 이후로 free tour가 가능하고 그 전에는 guide tour만 된다고 해서 그냥 외부만 보고 패스. 시청사를 통과해 산책을 잠시 했다. Mission Houses Museum도 가려 했으나 guide tour만 가능하다고 했다. 여기는 전부 가이드 안붙이면 들어갈 수도 없나? ㅠㅠ 뭐 하여간 걸어걸어 도심부 구경은 어느정도 완료. 다른 곳은 친구가 그리 가고싶어 하지 않아 생략.





12시쯤 우리가 묵을 방을 잡아주신 유재호 선생님과의 점심식사 약속이 있었다. 감사의 표시로 하회탈이 달린 열쇠고리를 선물해 드렸는데, 생각보다 더욱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 선생님 이끄시는 대로 한 식당에 들어갔는데, 하와이에서 한국음식을 그것도 정찬으로 먹을 줄은 몰랐다. 선생님 덕분에 숙소 뒤편에 새로 생긴 한인마트도 알게 되었다.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선생님!
오후에는 Waikiki 해변에서 발에 물을 살짝만 적시려 했...지만 ㅠㅠ 파도가 거세어 결국엔 홀딱 젖었다. 친구는 어느새 물안경을 챙겼는지 저멀리 수영하러 사라졌다. 정말 바닷물이 이렇게 파랄수가~ 그저 좋았다는. 내일 스노클링을 위해 친구는 Walmart에서 스노클링 장비를 샀다.
(참고로... 장비를 대여하는것과 사는 것에 가격차이가 거의 없다! 또 한 가지, 월마트 들어가자마자 왼쪽 코너에서는 free wi-fi가 잡힌다! 스타벅스 것인 듯.)


그렇게 하와이에서의 세 번째 날이 되었다. Hanauma Bay로 이동하기 위해 서둘러 아침을 먹고 점심거리를 챙겨 와이키키로 향했다. 22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배차시간이 한시간인지 엄청 오래 기다려서야 겨우 탔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하나우마 베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아름다워지는구나! 입장료 $7을 내고 들어가 짤막한 비디오를 시청하고 크게 세 spot에서 스노클링을 했는데, 마지막 spot에서 가장 많은 물고기들과 만났다. 친구는 좀 더 깊은 곳에서 더욱 다양한 물고기들을 봤다고 자랑했지만... 뭐 이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 우리가 싸간 점심을 몽구스?라는 야생동물이 파먹고 있던걸 절묘한 타이밍에 발견하고 우리 점심을 겨우 지켰다. 음식을 잘 보관할 것! 뒤이어 오른 곳은 Diamond Head. 입장료는 $1로 여전히 착했다. 내리쬐는 태양 때문에 조금 괴롭긴 했지만, 정상에서 바라본 호놀룰루는 탄성 그 자체였다. 이 맛에 여길 올라오는 거지. 한참 땀흘리고 물 한잔 하면서 더위를 식힌 다음 숙소로 이동했다. 친구는 잠시 잔다더니 또 숙면을... ㅠㅠ 나 혼자 알라모아나 쇼핑 센터를 뱅뱅뱅 돌아다녔다.








하와이에서의 네 번째 날 우리는 E 버스를 타고 Waikele Primium Outlet에 들렀다. 비스터빌리지에서 친구의 포인트 중 하나였던 Polo Ralph Lauren이 생각보다 별로여서 하와이를 노리기로 했던 것. 하지만 친구는 정작 폴로보다는 CK에서 대박들을 건졌다. 나는 Coach에서 카드지갑 하나와($180정도 가격의 상품을 $36정도에!) A/X에서 기본 카라티 하나($19)를 샀다. 흡족한 쇼핑을 마치고 숙소에 짐을 갖다놓은 후 와이키키 해변으로 다시 가 못다한 쇼핑을 마쳤다. 수영을 한 번 더 하기로 했지만 시간도 늦고 피곤하기도 해서 취소. 알라모아나 쇼핑센터의 Foodland에 들러 치킨이며 해산물이며 우리의 마지막 파티에 필요한 음식들을 샀다. 그리곤... farewell party! 여태까지 찍은 사진들을 돌려보며 기억을 되짚어보고, 여행을 마무리지었다. 다음날 11시 35분 비행기를 타고 한국시간으로 26일 늦은 8시쯤 인천공항에 도착.




[Western Europe] (7) LONDON (16-19 Jul 2011)

어제 굉장히 늦게 잠들었는데, 오늘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 브뤼셀로 이동할 기차가 아침 6시 50분 것이다. Amsterdam Centraal(06:50) → Breda (07:33/08:14) → Bruxells-Midi(09:42) 퉁퉁 부은 눈을 억지로 떠서 짐을 꾸리고 중앙역으로 갔다. 에이, 호스트한테 빠이빠이도 못하고 왔네... hostelworld 평가를 잘 해줘야겠다. 정신없이 기차에 올랐는데 웬걸, 30분에 출발하네? 기차 잘못탔다... 다행히 행선지가 Breda로 같았다. 천만다행. 잠시 눈을 부치니 Breda에 도착했다. 나는 그나마 눈은 뜨고 다녔지만 내 친구가 영 힘들어하길래 근처 슈퍼에서 따뜻한 커피와 먹을거리 조금을 사왔다. 다음 기차에서도 딥슬립.



브뤼셀에 도착하고 환승 시간까지 조금 남아서 두 번째 유료화장실을 이용했다(아... 왜이리 돈이 아까운걸까 ㅠ). 역사를 이리저리 둘러보다 체크인을 하러 승강장 쪽으로 이동했다. 이건 뭐 거의 공항에서나 볼법한 입국심사였다. 짐 검사도 하고 여권 보여주면서 질문공세도 당하고 신고서도 작성하고... 실제 런던까지는 두시간이 소요되지만 시차를 극복하여(!) 도착하면 오후 12시 반쯤이 된다(Bruxells-Midi(11:28) → London St. Pancras(12:28)).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우연찮게 London Planner라는 책자를 보았다. 뭔가 싶어 잠시 읽어보았는데, 안에 관광명소에 대한 소개와 함께 몇몇 할인쿠폰도 눈에 띄었다. 직감적으로 이 책을 챙겨 펜을 들고 할인받을 수 있는 장소들을 표시해나가기 시작했다...



런던 도착. Oyster card를 구매하고(‘Pay as you go’; 보증금 £5; 환불가능) Gloucester Road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 숙소를 찾아갔다. 우리가 3박할 Astor Kensington(10인실 mix; 1인당 1박 토요일 £14, 그 외 £12; 호스텔월드 예약). 입구를 찾기가 수월치는 않았지만 그나마 다른 곳에 비하면 역 가까이 있어 위치가 좋았다. 그러나... 엘리베이터 고장에, 화장실/샤워실 개수도 넉넉하지 않고, 침대에서는 이상한 냄새도 났고, 부엌 테이블은 끈적끈적한데다 기구들이 지저분했다. 방에 플러그도 부족했고 세탁기도 없고 방에 창문이 고장났는지 닫기지 않아 잘 때 무진장 시끄러웠다. 무엇보다 free wi-fi를 40분밖에 제공하지 않았고, 이 40분이 개인 핸드폰과 라운지에 비치된 데스크탑 모두에 해당되어 그 이후로도 더 쓰고 싶으면 돈을 내야만 했다. 그나마 아침은 무료이고 먹을 만했지만... 호스텔 사상 최악인 듯. 로마보다 더 후지잖아 이거;;





짐을 풀자마자 향한 곳은 Portobello Road Market. 토요일에 꼭 봐야 할 spot이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Nottinghill Gate역에서 내려 mtrip 어플 안내를 따라 15분정도 걸어가니 아기자기한 샵들이 모여있는 포토벨로마켓이 시작되었다. 사람들도 많고, 물건도 많고. 나는 여기에서 선물용 캐시미어 목도리(£30)와 내 허전한 머리에 씌울 밀짚모자(£30)를 샀다. 아, 그리고... All Saints에서 딱 내 스타일의 후드셔츠를 질러버렸다(£32.5). 뭐 내거였으니까...




배가 고팠다. 저녁시간이 되어 찾아간 식당은 Mr. Fish. 런던플래너 책자에 할인쿠폰이 있기도 했고, 영국에 왔으니 Fish and chips를 먹어봐야 하지 않겠나?! 친구는 ‘명절날 먹는 명태전과 뭐가 다르겠냐’는 반응이었으나... 일단 주문하고 보니 먹음직스러웠다. 맛도 좋던걸?! 15% 할인받고, 저녁은 친구가 사고~ 이히히. 둘 다 피곤함을 느끼곤 얼른 방으로 들어가 잤다. 아주 쿨쿨.




다음날 아침 일찍 Victoria Coach Station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Bicester Village 가는 날. Golden Tours에서 제공하는 Shopping Express(1인당 £23)를 이용하려 장장 30분동안 헤매다 회사를 찾았으나, 이런, 아침시간대(08:30 빅토리아 출발 / 13:30 비스터빌리지 출발)는 한자리밖에는 없단다. 하는 수 없이 오후시간대(13:30 빅토리아 출발 / 20:00 비스터빌리지 출발)로 예약하고는, 예상치 못하게 비어버린 오전시간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하기 위해 근처 맥도날드에 들러 아메리카노 한잔과 함께 미친 듯이 wi-fi질을 했다. 비가 엄청 쏟아져서 살짝 무섭기까지 했다.



훅 비어버린 시간을 채우기 위해 Regent Street ~ Picadilly Circus ~ National Gallery ~ Trafalgar Square ~ Oxford Street를 거니는 동선을 택했다. 내일 보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시간이 딱 맞을 듯하여 조정해버렸다. 거리 분위기가 딱 영국스러웠다, 왠지.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연 상점들이 얼마 없긴 했지만, 윈도우쇼핑만으로도 즐거웠다. Whittard라는 차 전문 상점에서 선물용 차 두어팩을 사두었다. 입장료가 없던 National Gallery에서는 역시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은 터라 휘리릭 전시물들을 훑어보고 화장실을 마음껏 이용한 후 쪽문으로 나와버렸다. Believe or not Museum도 있었는데 입장료가 후덜거려 들어갈 수는 없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TESCO를 찾았으나 영업시간이 아니었다. 주변을 구경하다 우연찮게 재래시장에 들러 음악감상도 하고 칼을 파는 아저씨 원맨쇼도 보고 즐거운 한때. 도저히 안되겠어서 보이는 식당 아무 곳이나 들어갔는데, 의외로 메뉴가 실했다. 나는 베이컨 에그, 친구는 비프 샐러드. 서로 조금씩 나누어 먹었는데 오우, 괜찮았다.





비스터빌리지로 이동할 시간. 빅토리아 역에 조금 일찍 도착해 Hugo Boss 향수를 하나 후딱 사고선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시간 정도 달려 도착하니 VIP쿠폰(목록에 있는 상점에서 조건에 맞는 구매시 10%정도 추가할인 제공)과 식당 할인권(10%인가 £10인가 할인이었음)을 나누어주었다. 여기에서 Hugo Boss 지갑/구두, Prada 선글라스와 선물용 Burberry 넥타이를 샀다. 비어가는 내 잔고 흑흑... 식당 할인권으로 밥을 꽤나 저렴하게 먹었던 듯. 방에 돌아오니 밤 10시쯤이 되었다.
(영국 물가가 비싼 편이라 아울렛 가격도 그걸 반영한 듯 했지만, 그래도 싼 것은 싼 것!)





런던에서의 세 번째 날. 아침 일찍 공원에 산책하러갔다. 애초엔 Hyde park로 가려 했으나 그냥 Kensington Park와 그 일대를 거닐었다. 호수도 있고 나무도 많고 탁 트인 공원에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산책중이었다. 개도 많고 백조도 많고 은근히 날씨도 쌀쌀하니... 이 동네는 날씨를 종잡을 수가 없다 정말;; Albert Hall을 지나 National History Museum과 British Museum을 차례대로 보았다. 물론 입장료는 무료. 자연사박물관에는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서나 보았던 거대한 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단체로 견학을 많이 왔더라. 대영박물관은 너무 넓은데다 특별한 관심이 우리 둘 다 없어 또 대강 보고 나왔다. 한국관은 때마침 수리중.








일이 터졌다. 꾹 참고있던 한국음식에 대한 갈망이 귀국 몇일 전 발동걸린 것이다. 마침 대영박물관 뒤편 골목에 한국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결국 점심을 해결하러 들어갔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인분이 “한국분이세요?”하고 단박에 국적을 맞춰버리신거지. 사실, 어디서든 한국인들은 미묘한 티가 난다는... 나조차도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 김치찌개, 제육덮밥, 참치김밥을 주문해 먹고 친구는 연신 “이야~” 감탄사를 연발했다. 밥을 다 먹고 나가려는데 대각선 왼쪽 방향으로 ‘서울슈퍼’가 보였다. 구경하러 들어갔다 돼지갈비와 소주(내 친구는 소주홀릭이다)를 손에 들고 나왔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친구가 계산했다. 잠깐 사이에 한국돈 3만원정도를 써버린 것이지.




Bank역으로 이동해 DLR을 타고 Greenwich로 갔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조금 여유를 부렸더니... Last enterance를 놓치고 말았다! 오후 4시반이 마지막 입장일 줄이야. 몇 분만 좀 일찍 왔으면 입장했을텐데. 안그래도 나와 비슷한 처지의 외국인 몇 명이 그리니치 천문대 직원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었다. 뭐, 입장료 굳었다 셈 치고 주변 열심히 구경하고 인근 대학교 캠퍼스도 거닐었다. 졸업 시즌이었던 듯하다.





그리니치에서 London Bridge까지는 배를 타고 오기로 했다. Thames River를 봐야 하지 않겠냐는 내 제안에 친구가 동의를 모처럼(!) 해 주었다. 고마웠다... 여러 업체 중 <유랑>으로부터 소개받은 (by 김군, 미려) Thames Clippers로부터 표를 구매했다(오이스터카드 할인가 £4.95). 템즈강을 시원하게 달리면서 강 주변의 건물들과 사람들을 구경했다. 유람선 탈 때는 꼭 바깥쪽 의자에 앉을 것! 런던브릿지에서 내려 주변 spot들(Tower Bridge, Millennium Bridge, London Tower)을 템즈강변을 따라 걸으면서 보았다.





마침내 도착한 London Eye. 사실... 어제 TESCO에서 우연찮게 주운 할인티켓이 있었는데(런던아이, 마담투소, 런던던전(?) 등 제휴 attraction들을 할인받을 수 있는 voucher), 이것으로 런던아이를 싸게 탈 수 있을지 가장 기대되었다. 결과는... 반값! 내가 내 표를 사고 이 바우처를 보여주면 동반1인이 무료. 요금은 1인당 £18.6이었고, 아까 친구의 무리한 한국음식 사랑(!)에 보답할 요량으로 내가 계산했다. 표를 끊고 밖으로 나오니 갑자기 구름에 비에... 이거 기구 타다가 멈추는 것 아니야?! 티켓팅하는 장소에서 약식으로 물품검사를 했는데, 내 친구 가방에 있던 소주병이 압수당했다(물론 나중에 돌려받았다). 비가 심하게 내려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런던 전역을 두루 볼 수 있어 좋았다. 돈값 하는구만. 한국인 모녀가 열심히 사진찍으러 다니던 모습이 기억난다. 한 바퀴 다 돌고 내려오면서 되찾은 소주병에 친구가 참으로 행복해했다. 그날 밤 숙소로 돌아간 우리는 조촐하게 소주파티를 했다.




런던의 마지막날. check-out후 짐을 숙소에 맡기고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free tour는 토요일만 가능하며 prepaid 혹은 guide tour만 입장이 된다는 말에 미련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Big Ben을 잠깐 바라봐주고선 바로 옆 Westminster Abbey에 들렀는데(학생할인 입장료 £13) 종교인이 아니다 보니 큰 감흥은 없었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몇몇 곳은 허용되었다. 정말 화장실이 급해 얼굴이 사색이 되어가던 찰나, 내 친구의 재정적 지원(!)으로 근처 광장의 공용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No. 10 Downing Street은 공사중이었고, Cabinet War Room은 들어가고 싶었으나 비싼 입장료와 근위병 교대식 시간을 위해 지나쳤다.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광장 정면 기준으로 왼쪽 담벼락을 선택했다. 그 위에 올라가 앉으니 나름 전망이 좋았다. 11시 30분에 교대식이 시작되지만 그 식전행사는 15분부터 열린다. 개인적으로는 교대식 자체보다 식전행사가 더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열한시쯤 도착했는데, 이미 사람들이 인산인해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가 겨우 담벼락 위로 점프해 앉으니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행렬이 지나갈 때 말을 탄 영국 경찰이 주변 차량운행을 막고 행렬이 끝날때까지 지키고 서있었다. 왠지 매일 이맘때쯤 시간에는 차 무지 막힐 듯.




이제는 런던을 떠날 시간. 숙소에서 짐을 찾아 근처 상점에서 산 캐리어용 노끈으로 단단히 동여매고 Heathrow Airport로 향했다. 오이스터카드도 환불받고 체크인하고 짐부치고 정신없었다. 입국수속할 때 body scan을 당했다... 내 옷에 있던 철제 단추가 문제였던 듯. 하여간 히드로공항 들어가기 참 어렵다. Tax refund를 받는 게 또 하나 남은 과제였는데, 그렇게 어렵진 않았지만 처음이다보니 몇 번 직원에게 퇴짜맞았다. 옆 부스에서 바로 현금으로 받을 수도 있고 사용한 카드 계좌로도 받을 수 있는데, 좀 기분이 나빴던 것은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해서 건네준 영수증을 대충 보더니 애초에 의향을 묻지도 않고 바로 현금으로 (수수료를 떼고서!) 돌려주던 직원. 내가 계좌로 넣고 싶다고 하니까 “시간도 오래 걸리고 돈 얼마 안되는데 그냥 현금으로 받지?” 이러는거...;; 뭐 이런 어이없는!!



이로써 아주 짧았던 유럽여행 끝.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정해진 시간 안에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려 애썼다. 하나라도 기억을 놓치기 싫어 이런 여행기를 만든 것이고... 이 공간을 빌어, 둘이 여행가면 싸우고 온다는데 그런 것 전혀 없이 돌아다니자고 칭얼거리던 나를 잘 따라와주던 내 친구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언젠간, 아니 조만간 또 다시 유럽에 가야겠다. 이만큼 시간을 들이지는 못할 지라도, 조금씩 내 시야를 넓히고 싶어. 이번 여행은 쉽게 잊혀지지 못할, 내 삶의 아주 의미있는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