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4

[Hong Kong 6th] 14-15 Feb 2014

[20140214-15 Hong Kong, Dragon's Back at Shek O]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국을 잠시나마 벗어나야겠다는 결심에, 별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난 Hong Kong으로의 여행. 직원용 숙소에 짐을 풀고 (다음날 check-out시간 연장 때문에 HKD500을 더 내고 방을 upgrade했는데, executive lounge도 쓸 수 있고 아침도 먹을 수 있고 만족스러웠음!) 첫 날 무작정 IFC mall에서 방황하다가, 문득 '한적한 곳에서 그저 좀 걷고 싶다'는 생각이 차올랐다. 그리하여 다음 날 망설임 없이 향한 곳, Shek O의 Dragon's Back.
MTR Shau Kei Wan 역에서 내려 9번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달려 언덕 중턱에서 하차했다. 길을 건너 위쪽으로 걸어가니 이윽고 'Dragon's Back' 안내판이 보였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걷기 시작했다.







다행히 등산객들은 그리 많지 않았고, 조용하고 한적하게,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산책로를 걸어갔다. 그리 높지 않은 언덕 정도의 규모라 가볍게 걷기에 큰 무리가 없었다. 미리 싸 간 육포를 씹으며, 목도 축이며 그렇게 한시간 정도 걸은 듯했다.
어느 덧 나는 주체가 안 될 정도의 강한 바람이 양쪽으로 몰아치는 언덕 정상길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저 멀리 반대편 길에서 또 다른 외국인 관광객 무리가 바람을 피해 서둘러 길을 통과하고 있었다. 나 또한 눈을 제대로 뜨기가 어려울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부는 통에, 거의 떠밀리듯 언덕길을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경치는 좋았는데, 이거 뭐 바라 볼 수가 있어야지 원.





다시 아래로 내려오는 길. 언제 바람이 그렇게 불었냐는 듯, 다시 고요해졌다. 다시 올라가볼까, 하는 못된 오기가 살짝 나오긴 했지만, 그러기엔 이미 충분히 바람에 따귀를 맞은지라, 한편으로 배가 고프기도 했고(...), 그저 순순히 길을 따라 걷는 수밖엔. 그렇게 두 시간의 짧디 짧은 산보 종료. 여전히 복잡한 마음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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