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14

[London 3rd] 01-04 Dec 2013

[20131201-04, London]

만 2년만의, 설레는 London 방문. 그 시작을 KLM으로! 일전에 posting한 것처럼, KLM의 Amsterdam행 비행편 출발시간이 밤 00:55분으로 바뀌면서, Amsterdam Schiphol 공항에 도착하면 당일 새벽 5시가 채 되지 않으니, 어행객 입장에서 유럽 곳곳으로 환승해 가기에 아주 유리해졌다. 내가 또 안 타볼 수 없지! booking이 높지 않긴 했지만, 직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완전 굽신굽신거리며(...) 티켓을 받아들고, Concourse에 있는 대한항공 라운지에 PP카드를 내밀고 입성. Main Terminal에 있는 라운지보다 뭔가 널찍하고 시원시원한 느낌이 좀 났다. 간단히 요기를 안 할 수 없지... 후훗.








면세점에서 산 물건들을 캐리어에 쑤셔 넣고, 탑승 대기중인 비행기들을 좀 구경하다가, 저멀리 파랭이 비행기가 보였다.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비행기 탑승. 그런데 게이트 직원 분이 내 티켓을 기계에 읽혔는데, "삑" 소리가 났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gate offload구나 싶어서 초긴장했는데, 옆 직원분께서 티켓을 바꿔주시며 "직원이시죠? 편한 자리에서 가세요~" 하시는 게 아닌가!!! 순간 진심으로 고마워서 90도 인사를 해버렸다 :-)



B747기종이어서 일반석은 3-4-3 배열이었다. 그런데... 일반석과 비즈니스석 사이에 뭔가 한 구역이 더 있었다. 이름하야 <Comfort Economy>. 3-4-3 중 절반 2-3을 과감히 없애고, 앞뒤간격 옆간격 더 두고, 비즈니스석처럼 완전평면은 아닐지라도 좌석도 뒤로 좀 더 제껴지고... 여튼 여태까지 타 봤던 좌석 중에 최고였다! 이게 웬 횡재래~ 여행의 시작이 아주 좋았다. 기내식도 훌륭했고 (식사중에 그릇 밀리지 말라고 meal tray에 고정대가 있었던 것이 아주 특이했다), 특히 밤비행기라 피곤할텐데도 '나 이제 집에 가니까 신나신나~' 하며 열정적으로 일하던 crew 덕분에 12시간 가까운 비행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예정보다 1시간 정도 빠르게 Amsterdam Schiphol 공항에 도착했다. 샤워를 좀 했으면 싶었지만 그냥 고양이세수로 만족하고, London행 티켓을 받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공항이 제법 넓어보였고, 낮이 되면 꽤나 북적대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KLM과의 첫 경험이 매우 흡족했던지라, 이번에도 별 일 없이 London행 티켓을 받을 수 있겠거니 했는데...







체크인카운터 직원이 '너 티켓 못찾겠는데?' 하며 수속을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난 분명 내 티켓에 있는 첫 번째 쿠폰을 한국에서 썼고, London 가는 두 번째를 여기에서 쓰면 되는데, 자기는 이걸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보고 직접 listing을 하라고 했다. 이 상황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던 나는, 일단 아직 비행기 출발시간까지 2시간 넘게 남았으니 출발층 저 구석에 있는 Reservation centre에서 일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오픈시간까지 20분 정도 남아있던 터라, 일단 번호표를 뽑아들고 남는 시간동안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가져간 laptop으로 인터넷을 연결한 뒤 직원 사이트를 좀 건드려 보았으나 무용지물. 혹시나 몰라 sub로 다른 항공편(full fare...)과 기차편도 알아놓던 중, 내 번호가 불리기 무섭게 창구로 달려가 사정을 설명했는데 '너 그냥 저기 수속하는 데 가서 두 번째 써 달라고 하면 돼~' 이러는 거다. 또 곧이 곧대로 말 듣고 쪼르르 가봤더니 역시 퇴짜. 슬슬 부아가 치밀어서 분노의 번호표 다시 뽑기 후 동일한 예약과 직원에게 가서 '안해준다잖아!!! 나 listing 해죠해죠' 비비는 수밖엔. 그렇게 1시간 가까이를 씨름한 끝에, 예약과 매니저까지 동원해서 겨우 stand-by티켓을 받아내고 미친듯이 뛰어 게이트로 이동했다. (알고 봤더니, 최근부터 직원이 직접 자신의 티켓을 listing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단다. 그 전에 미리 티켓을 사 둔 터라 변경사항을 제대로 follow-up하질 못했네 이거.)




특이하게 security check를 게이트 입구에서 하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조금 기다리니 탑승이 시작되었고, 승객들이 거의 다 탑승할 때 쯤 내 진짜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휴우...). 샌드위치 하나 먹으니 어느덧 London Heathrow 공항 도착. 반가워, London!




무려 2년 전에 쓰다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던 Oyster card를 top-up한 뒤, tube를 타고 Lancaster Gate 역에서 내려 미리 예약해둔 숙소 Elysee Hotel로 향했다 (\228,694 (reserved through AGODA)). 이번엔 좀 숙소 운이 있으려나... 했는데,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시설도 낡았고, 방도 너무 좁았고, 인터넷도 기기 한 대만 무료인데다 속도도 엉망이었다 (결국 계획엔 없던 로밍을 해 버렸다는...). 인스방파 중 한 곳에서 온 듯한 남직원은 마치 그가 내 상사인양 이래라 저래라 명령질이었고... 조식 빼고는 정말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었던 곳이었다.










짜증이 있는대로 치밀어 기분전환이 시급히 필요한 상황. 이 귀한 여행시간을 짜증으로 채울 수는 없지! 일단 버스를 타고 Covent Market으로 무작정 향했다. 쇼핑부터 잔뜩 해 놓을 생각이었다. 흠. 일단 가는 길에 Tesco Metro에서 물 한 병 사 넣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서 거리 곳곳에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장식들이 화려하게 위치하고 있었다. 이런 건 뭐 별로 큰 감흥이 없었다만... Covent Market 초입에 있던 트리와 그 옆에 전시되고 있던 레고 작품들은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Covent Market 안에 있는 Apple Market에서, 구경나온 다국적 사람들을 좀 구경하다 이내 발견한 Shake Shack Burger. 꼭 가봐야 할 필수 spot이라는 말에 주문부터 해버렸다. 계산할 때 냈던 지폐가 너무 새 것이어서, cashier가 "이거 위조지폐 아니야?" 라며 내게 드립을 쳐 오더라는. 한참 웃었네 이거 ㅋㅋㅋ 이 동네 물가 비싼 거야 뭐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버거에 fries에 lemonade로 구색만 맞췄을 뿐인데 £13 (\23,000원 정도) 이라니. 눈물을 머금고 한 입 베어물었는데,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맛있었다! '역시 Fries는 마요와 짝꿍'이라며 혼자 너무 즐거워했다.





그렇게 맛있는 버거를 뚝딱 하고, 바로 옆에 있던 Whittard에서 선물할 차와 내가 쟁여두고 먹을 차를 두루두루 골라담았다 (뭐니뭐니해도 Turkish Apple이지!). LUSH에서도 샴푸 몇 병 빼놓지 않고 산 뒤, 터져나갈 듯한 백팩을 메고 Leicester Square ~ Picadilly Circus ~ Regent street ~ Oxford street을 따라 한참을 걸어다녔다. Nescafe 매장 큰 곳이 있던데, 에스프레소 시음 차 살짝 들어가 보기도 했다 ㅋㅋ 코 끝을 스치는 조금은 서늘한 바람과, 구름 적당히 낀 우중충한 하늘 아래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옛 건물들, 좋다.

 

 





숙소에 잠시 들러 백팩을 비우고, Harrods 근처의 Wasabi에서 요기를 한 뒤, London의 야경을 만끽하러 나섰다. Tower of London 외곽에서 출발한 내맘대로(!) self 야경투어, London Bridge를 거쳐 London Eye와 Big Ben까지 강을 따라 걷는 코스로 정했다. 역시 main spot들이라 그런지 초겨울에도 관광객들이 많았다. 최대한 인파와의 접촉은 피한 채, 유유자적 강가를 따라 눈에 들어오는 풍경들을 사진으로 담아갔다. 멀리서 바라본 밤의 London Bridge는 마치 Harry Potter의 한 장면 같았고, 영롱한 푸른 빛으로 감싸진 London Eye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잠을 쉬이 들 수 없을 것만 같은 London의 밤.









숙소로 돌아와, 맥주의 힘을 빌어 겨우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참다참다 못해 무제한 로밍서비스를 질러버리고, '앞으로 London 올 땐 숙소에 돈을 좀 들여야겠다'고 다짐하며 별 기대 없이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기대가 없어서 그랬던 것이었을까, 나름 조식 구성이 알찼다. English Breakfast 느낌도 좀 나고, 커피도 구수했고, 베이컨은 좀 짰지만 다른 것들과 함께 먹으니 눈감아줄 만 했고... 하여간 이 호텔에서 유일하게 만족한 것은 조식이었다.






환전을 타이트하게 해 갔던지라, Citibank에서 현금을 좀 인출하기로 마음먹었다. google maps로 Citibank의 위치를 확인하고, 가장 가까운 곳인 Oxford Circus ~ Trafalga sq. 사이 지점에서 최소생활비만 인출하고 난 뒤, 커피 하나를 들고 일대를 산책했다. 아직은 썩 내키지 않지만, 나중에 다시 London에 오면 무료로 개방하는 갤러리나 박물관을 마음 먹고 돌아봐야겠다. 오늘 밤을 불태울 맥주, 과일, 치킨 한 조각, 가벼운 스낵을 Tesco Metro에서 사 들고, 잠시 숙소에 들러 짐을 정리한 뒤, 기대를 품고 Harry Potter를 만나러 출발!












오늘의 Main activity 중 하나인 Harry Potter Studio. Watford Junction St.에서 내려서 밖으로 나오면 Studio까지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 외관이 온통 Harry Potter라서 버스를 못알아보고 놓칠 일은 없겠다. 왕복으로 £2짜리 티켓을 구매하고 버스에 올랐다. 의외로 한국 사람들이 제법 되더라는.




약 15분 정도 달려 Studio에 도착. 사전에 인터넷으로 방문 시간을 정하고 패키지를 구입(£29, 입장 시간 13:00~13:30)해 간 터라, Kiosk에서 예약번호를 입력한 뒤 실제 티켓을 받았다. 잠시 후 오디오 가이드를 받아들고 Studio에 입장. 간단히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드디어 문이 열렸다! 영화에서 실제로 사용되던 세트와 소품들이 엄청난 규모로 전시되고 있었다.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 하며, 입었던 옷하며, 볼거리들이 다채로웠다. 어린 애들 뿐만 아니라 Harry Potter를 좋아하는 성인들도 사방팔방 구경다니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저 쪽 한켠에서는 봉을 들고 마법을 부리는(?) 사람들도 있고 ㅎㅎㅎ 전체적으로 조명이 푸르딩딩해서, 어디 한 구석에서 뭐라도 불쑥 튀어나올 듯한 신비로움이 있었다. 한창 Harry Potter를 챙겨보던 때의 기억과 함께,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다.












바깥으로 나가니 3층버스를 비롯한 또 다른 전시품들이 있었고, 건너편 건물에는 괴물 소품하며 영화에 등장했던 거리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 영화의 배경이 된 건축물들이 어떻게 기획/제작되었는지 소개하고 축소판 건축물을 전시하는 곳을 마지막으로, 스튜디오 투어는 마무리되었다. 기념품 가게는 또 어찌나 크던지. 입장했던 곳 옆 쪽의 스타벅스에서 라떼 한 잔을 주문한 뒤 잠시 앉아 요기 겸 사진 정리를 하면서, '그래 돈은 이렇게 벌어야 하는거야...' 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짐을 다 놔두고, 의관을 정제한(!!) 다음, 오늘 또 하나의 main activity인 Les Miserables 뮤지컬을 보기 위해 Picadilly Circus 근처의 Queen's theatre로 이동했다. 근처 Wasabi에서 야채소면(£4.05) 하나를 먹고, 잠시 시간이 나서 뒷편의 SOHO를 돌아봤다 (여기는 나중에 시간을 내서 좀 더 다녀봐야겠다... 재밌네 ㅋ). 사전예매(£47)를 한 터라, 시작보다 좀 일찍 극장에 도착해 실제 티켓을 받아들고 한 10여분 정도 기다리니 입장이 시작되었다. 2층 센터로 자리를 예약했었는데, 내 생각보다 훨씬 높은 위치였다. 아래로 떨어지면 즉사하겠는데 이거...





왜 London에 와서 뮤지컬을 봐야 하는지, 이번 Les Miserables를 보면서 여실히 느꼈다. 한국에서는 그리도 지루하고 재미 없게만 느껴지던 것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에서는 정말 한 순간도 딴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극 시작부터 끝까지 집중해 보게 되었다. 뜨거워지는 뭔가가 있었다. 역시 영국영어는 멋들어졌고. 배우들의 열연에 자동 기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흥분된 가슴을 안고, 숙소에서 맥주와 함께 밤을 불태운 뒤, 어느덧 London을 떠날 날이 되었다.
밤 9시 출발 비행기여서, 구린 호텔과 일찍 빠이빠이한 후, market tour를 위해 길을 나섰다. Spitalfields & Brick Lane을 첫 목적지로 하려 했지만, 지하철 타기 직전에 마음이 급바뀌어서 Camden Market으로 행선지를 변경했다. 이슬비 나리는, 약간은 남대문시장 느낌의 이 곳.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상점마다 간판도 독특해서 눈요기하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좀 이른 아침에 간 터라, 영업준비를 하는 상점들이 많았고, 거리는 한적했다.








뒤이은 Market tour 행선지는 Borough Market. 털뽑힌 칠면조가 나를 반겨주는 이 곳 ㅋㅋ 치즈향 하며, 가판에서 끓고 있는 음식들 하며, 변한 것 하나 없는 시장터. 뭔가 정겹기까지 했다. 역시 치즈 조금, 빵에 잼 발라 조금 시식해보고~ 입구 쪽에 있던 주방용품 가게에 들어가 몸을 녹이다 물 한모금 한 뒤, 다음 목적지로 이동!





생각해 보니, London에 처음 왔을 때 Greenwich에 있는 Royal Observatory에 입장을 못했었다! 남은 market들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망설임 없이 그 곳으로 이동했다. 지하철도 타고 걷기도 하고 한 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ROG. 일단 표준시 시계 한 컷 담고!





입장료 £7를 내고 입장한 뒤 내부 전시물들을 관람하여 천체관측과 시간의 역사를 따라갔다. 대영박물관 전시품보다는 재미있었다 ㅎㅎ 아직 내게 이런 전시물들이 다가오기엔 너무 먼 것일까... 뭐 여튼 즐거운(?) 관람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자꾸나~









출발 두시간 전쯤 공항에 도착해, 별 문제 없이 check-in을 하고, 공항 이곳 저곳 구경을 다니다 lounge에서 좀 쉬기로 했다. Servsair Executive Lounge에 PP카드로 입장한 뒤, 음식 한 상 차려놓고 이번 여행을 마무리했다. 기록도 꼼꼼하게 남기고... 영수증은 뭐가 이리 많아 이거. 참, lounge 시설은 전반적으로 깔끔했고, 토마토스프가 나름 먹을만 했다. 음식은 인천공항이 제일 잘 되어 있는 듯.







이 큰 비행기에 승객이 1/3정도라니... 덕분에 옆자리 텅텅 비워, 비행기 타고 여행 다니는 동안 처음으로 두 다리 쭉 뻗고 누워서 갔다! 장거리일수록 맛있어지는 기내식과, laptop에 담아간 응사와 함께, 그렇게 하루 더 해 한국에 도착. 놀랍게도,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거나, 삶에서 굵직한 결정을 했던 때, 생각해 보니 난 London에 있었다. 또 다시 떠나보자 조만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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