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13

[Japan] FUKUOKA (26 Apr 2013)

[20130426, Fukuoka]

직업의 특성상(!) 외국을 조금 더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게 된 기념으로, 오늘 Fukuoka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직원용 티켓을 처음 쓰던 그 짜릿함이란!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조마조마했다는. 사전에 면세품으로 주문한 백팩을 찾아 메고,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Fukuoka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기내식 샌드위치 하나 먹고 1시간 20분을 날아 어느덧 Fukuoka 공항에 도착. 공항이 작은 편이었는데, 그래서 초라하거나 불편하기보다는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목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번 Fukuoka는 당일치기라 여행시간이 대략 여섯시간 정도밖에는 되지 않았다. information centre에서 지도 하나를 얻어 잠시 본 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텐진거리 일대를 누비기로 결정한 우리는, 국제선 공항 1층 외곽의 2번 승강장 텐진으로 직행하는 300엔짜리 버스를 타고 도심으로 향했다. 한국처럼 버스를 탈 때 돈을 지불하는 줄 알았는데, 일단 탑승시 번호표를 뽑고, 내릴 때 앞쪽 전광판에 표시된 자신의 번호표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는 시스템이었다.



스쳐가는 버스 밖 풍경을 감상하다보니 어느덧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다. 좀 성급하게 내려버려서(...) 텐진역 하나 전인 텐진미나미역 어름에 내렸던 듯하다. 정류장 바로 앞에서부터 시장골목이 펼쳐져 있어서, 별 고민 없이 그곳으로 방향을 잡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가듯, 대나무 잎에 싼 모치 하나 입에 물고 한두시간 텐진거리의 골목골목을 누볐다. 슈퍼에 잠시 들러 구경을 하다, 인절미 과자를 사고 싶다는 친구 말에 그 가게 점원한테 그 과자가 어디 있는지 물어봤는데, 점원이 다른 가게 입구까지 우리를 직접 끌고 가 주기도 했다. 일본인의 과잉친절이 이런 것이구나... 한편,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청량하기까지 했고, 거리 곳곳에 숨막힐 정도의 디테일이 있었다...!!!






점심은 최대한 로컬하게 먹어보기로 하고, 텐진비브레 지하에 있는 그럴듯한 식당으로 무작정 들어갔다. 입구에 디스플레이된 세트메뉴를 보고 회가 동하여... 친구는 닭튀김 정식, 나는 가츠동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가게를 휘리릭 둘러본 결과, 뭐 아주 특별한 곳은 아니지만 역시나 소소한 즐거움이 있었다는. 흡연/비흡연석 구분이 없어서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음식 맛은, 워낙에 배가 고팠던지라,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밥도 먹었겠다, 이제 또 걸어다녀야지? 텐진 동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후쿠오카 시청을 거쳐 커낼시티까지 걸어 내려갔다. 도심을 흐르는 커낼이 은근히 매력적이었고, 깔끔하고 정갈한(!) 거리 또한 좋았다.







커낼시티 도착. 망설임 없이 라멘시티로 향해, 행복한 고민 끝에 가장 일본스러워보이는 라멘집에 입성. 자동판매기로 티켓을 구입하고 자리에 앉았다. 이름하야 돈코츠 라멘. 처음 몇 입은 '이건 지상의 맛이 아니야...'라며 미친듯 흡입하다가, 슬슬 조금씩 국물이 짜지고 살짝 느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한그릇 다 맛있게 먹긴 했지만, 두 그릇은 무리라며. 아... 반숙 계란은 자칫 비릴 수 있으니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사실! 커낼시티가 그렇게 큰 줄 몰랐는데, 구경이나 하려고 했다가 사이즈를 알게 된 순간 그냥 아이스 커피 한 잔 take away한 후 포기해버렸다. 다음을 기약하며... 그렇게 당일치기 두시간 반 정도를 남기고 커낼시티 구경을 마무리지었다.





다시 텐진으로 돌아가 버스를 타려 했지만, 이왕 걸어서 내려온 것 조금 더 걸어가보자는 생각에 하카타역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처음엔 하카타역 바로 앞쪽에 버스정류장이 있는 줄 알고 한참을 헤맸다가, 이내 곧 옆건물에 또 다른 버스정류장이 있음을 알고서는 버스 시간에 늦지 않게 부리나케 뛰어갔다.




다시 공항으로. 후쿠오카시가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라서 웬만한 도심은 걸어서도 커버가 가능한지라, 튼튼한 두 다리만 있다면 여행자들에게 참 매력적인 곳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거리상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미칠듯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한 이 곳. 앞으로 엄청 자주 오게 될 것만 같은 느낌. 1~2박 정도 하면서 외곽도 나가 보고 온천에 몸도 담그고 하면 정말 힐링이 되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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