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13

8월 업데이트 예정 여행기

..라고 미리 공개를 해야 작성을 어떻게라도 할 듯 하여...

Apr 2013, Fukuoka
Jun 2013, Hong Kong
Jun 2013, Osaka

목표는 세 건입니다. 곧 찾아뵙도록 하지요!

20.7.13

세 번째 여행기 업로드 완료!

늦은 업로드에 대한 양해를 부탁드리며...
일상이 의외로 바쁘고, 여행기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는 핑계를...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여행기를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여행 다니는 속도(!)가 여행기를 정리하는 속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뭐.

덧. 블로그 공식 open 및 promotion은 7월 말부터!

[Western Europe] (9) BERN & INTERLAKEN, SWITZERLAND (30 Sep - 04 Oct 2012)

미리 예약해둔 LOT Polish Airline으로 Warsaw에서 Zurich까지 이동했다. 알고보니 LOT와 SwilssAir의 codeshare편을 이용하게 되었다(실제 operation은 Swiss Air로~). 일찍 check-in을 한 후, Prague에서 구입한 물건들로 tax refund를 받고, 공항 구경을 좀 한 뒤 탑승구로 이동했다. remote 탑승이어서 버스를 타고 이동한 후 활주로를 걸으면서 재빨리 한 컷 담고, 기내 입장하면서 받은 기념 초콜릿도 얼른 한 컷 찍은 뒤 입으로 직행! 순백색 뽀얀 동체만큼이나 스위스에서의 5일이 기대된다.





오래지 않아 Zurich 공항에 도착했다. 출국장 면세점이 나를 향해 손짓하는 것을 겨우 뿌리치고, 기차표를 구입해(CHF 6.4)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기차표를 사는 게 처음이라 조금 해멘 것 말고는 뭐. Interlaken으로 가기 전에 Bern을 들르기로 한 터라, Bern까지 가는 기차표를 구입한 후 잠시 Zurich역을 구경했다. 역 자체가 크고 넓어서 곳곳에 사람들과 시설들이 많았고, 중앙에서는 말도 있고 전시장도 있고 북적북적했다. 덕분에 원래 타기로 했던 시간의 기차를 한 대 보내고, 다음 열차를 타게 되었다는.





한시간 남짓 달려 Bern에 도착. Zurich를 수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스위스의 수도는 바로 Bern이라는 거! 역 내 라커에 짐을 보관하고 Information centre에 들러 지도와 여러 책자를 얻은 후 Bern을 누비기 시작했다. 시가지는 크게 두 갈래 길이 가로지르고 있었고, 곳곳에 분수며 건축물들이 있었다. 물이 흐르고 바람이 통하는, 한적한 시골 같던 도시, Bern. 다만 스타벅스나 맥도날드에 free wifi가 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Bern 역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Interlaken west역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아뿔싸... supersaver를 사용하려면 swiss pass가 있어야 하는 것을 모른채 supersaver를 예매한 터라, 승무원한테 딱 걸려서 추가요금을 내버렸다. 다행히 여행객의 실수라로 웃고 넘겼는데, 자칫 잘못했으면 벌금 물고 식겁했을 뻔했다.
50분정도 달려 도착한, 어둠이 깔린 Interlaken. 숙소를 찾아가는 길마저도 아름다웠다. 비록 캐리어
를 너무 열심히 끈 나머지 바퀴 한 쪽이 녹아버리긴 했지만... 내 최종 healing point가 될 이 곳 Interlaken의 숙소는, 배낭여행객들에게 아주 유명한 Backpackers Villa Sonnenhof (CHF 156, 4 nights, purchased directly through the website)다. receptionist도 살가웠고, 깔끔하고 편리한 시설에, 층마다 손을 씻을 수 있는 간이세면대도 있었고, 공기도 쾌적했고... 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지 이해가 되었다. 내가 배정받은 방에 한국인들이 여럿이었는데, 그 중 숨길 수 없는 사투리로 날 반겨주었던 형과 급속도로 친해져(!) 또 다른 무리와 함께 밤늦게까지 맥주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다음날, 새벽 여섯시쯤 밥을 챙겨먹고 안개낀 Interlaken을 산책하며 아침을 시작했다. Interlaken ost역에 들러 VIP PASS (3일, CHF 195)를 구입하고, 오늘 하이킹 일정의 거점이 될 Grindelwald로 이동했다. 역시 안개가 자욱한 Grindelwald. 약간 보슬비도 내리는 터라 자칫 오늘 하이킹을 못하는 것 아닐지 걱정이 많이 되었다. 일단 점심거리와 음료수를 coop에서 사고, 한 한국인 부부를 잠깐 도와드린 뒤, First를 오르기 전 잠시 Grindelwald 주변을 산책했다. 마침 장터가 열리고 있었고, 곳곳에 있던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구경하느라 또 한참 시간을 보냈다.






케이블카를 타고 First로 향했다. 올라가는 내내 날씨 때문에 걱정이 되었는데, 왠걸, 막상 올라가니 구름 위쪽은 날만 좋았다! 기분 급 좋아진 나는, First Flyer가 개장되자마자 한 번 신나게 타주고, 다시 First로 올라와 하이킹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출발하기 전에 사진 한 컷!




하이킹을 위해, First~Bachalpsee~Faulhorn~Bussalp~Grindelwald로 코스를 잡았다. 워낙 일찍 길을 나선 터라 하이커들도 별로 없었고, 상쾌한 공기와 함께 내 눈에 들어오는 풍경 하나하나가 예술이었다. 한시간 정도 걸어 도착한 바이알프 호수에 잠시 앉아 허기를 달래는데, 바로 앞에 펼쳐진 호수를 보고 할 말을 잃은 채 잠시 멍~하니 있기도 했다. 음악을 켜놓고 산길을 걸으며 심신을 다독여갔다. 고도에 따라 날씨가 천차만별이라, 점점 아래로 내려올 수록 흐려지는 날씨를 느낄 수 있었다. 거의 다 내려왔을 쯤에는 옷이 촉촉히 젖어있었다는. 이 수분기마저 사랑스러운, 스위스.








얼마나 빨리 걸었던지, 원래 여섯시간 정도 되는 코스를 네시간 반만에 주파했다. 배가 고파지는 것인 당연한 섭리. Grindelwald에 돌아오자마자 장터로 가서 빵에 녹은 치즈를 얹은 요상한 것(CHF 6쯤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을 한 덩이 베어 물었다. 역시, 스위스 치즈의 이 구수함이란!!!



아직 해는 중천에 떠 있고, 배도 부르고, 구름 위쪽은 날씨가 좋다는 판단 하에, 지체없이 융프라우요흐를 보기 위해 기차를 잡아탔다. 지난번 융프라우요흐에 갔다 큰 코 다치고 내려온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기필코 내 너를 둘러보리라... 굳은 결심을 하고 출발! 산악기차를 한참 타고서 도착한 융프라우요흐는, 이번엔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스핑스 전망대 밖으로 나가 내 발 아래 펼쳐진 순백색 풍경들을 눈에 가득 담았다. 건물 내부에도 알파인 센세이션과 같은, 체험 시설들이 많아서 여러 곳 기웃거리며 웅프라우요흐를 내 것으로 만들어 갔다. 다음에 다시 올 때에는 눈밭에서 뒹굴뒹굴이나 해 볼까...





저녁에는 역시, 파티지~ 사람들과 migros에서 장을 함께 본 뒤, 삼겹살에 vodka 일잔 하며 밤을 지새웠다. 그렇게 인터라켄에서의 둘째날이 저물어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얼굴은 거의 다 회복되었지만 어제의 술기운으로 퉁퉁해진 얼굴을 부여잡고, 아침은 야무지게 챙겨먹은 다음, 오늘 오후 일정인 패러글라이딩(두둥...)을 호스텔을 통해 예약해 놓은 뒤, VIP PASS에 포함되어 있는 Harder Kulm으로 향했다. 트램을 타고 가파른 기차길을 지나, 그냥 언덕이겠거니 하며 별 기대 없이 도착한 그 곳에서, 나는 환상의 전망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전망대 뒤쪽으로 난 산책로 하며 주변 경관이 정말 장관이었다. Interlaken 일대가 한 눈에 다 들어왔고, 양쪽으로 위치한 두 호수도 내 시야를 시원하게 만들어주었다.






약한 안개가 껴 있던 산책로를 잠시 걷다가, 이윽고 관광객들이 슬슬 몰리기 시작할 즈음 Harder Kulm을 내려왔다. 아직 패러글라이딩을 타러 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Interlaken 일대와 Wilderswil을 산책했다. 이건 뭐,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곳 예술이구나~ Wilderswil 역 뒷편 마을 골목골목은 정말 '고즈넉하다'는 수식어가 딱 들어맞는 곳이었는데, Interlaken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다음에는 Interlaken을 벗어나 숙소를 잡아 보는 것도 좋을 듯.





그렇게 배고픈 줄도 모르고 한참을 쏘다니다 어느덧 패러글라이딩 하러 출발할 시간이 되어 숙소로 향했다. 예약했던 일행들이 먼저 숙소 라운지에 모여 있었다. 잠시 뒤 다이버들이 왔고, 같이 차를 타고 다이빙을 할 장소로 이동했다. 그 곳으로 가는 동안 내가 졸지에 일행들의 통역사가 되어 이것저것 확인해주기도 했고... 아 떨린다... 한 20분정도 달려 도착한, 오늘의 다이빙 장소에서 한 컷 남기기.



일행들을 먼저 보내고, 드디어 내가 활강할 시간. 동승한 다이버가 바람을 간보다가 갑자기 나보고 "달려~ 요이땅!" 이러길래 무조건반사로 달렸는데, 서서히 내가 매달고 있던 천조각(?)에 바람이 들어가더니 마침내 내 몸이 붕~ 뜨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나는 날고 있었다! 바람을 가르며 알프스를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이버가 나에게 조정장치를 주며 "너가 직접 움직여봐" 이러는데 이거 안 받기도 뭣하고 받자니 후달리고 참... 덥썩 쥐어주는 데 아니 받을 수 없어 입으로는 계속 "오오오..." 소리를 내며 바짝 얼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다이버가 그렇게 즐거워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타는 법도 알아갔고 방향전환도 무리없이 해나가면서 다이버로부터 칭찬을 듣기도 했다는. 그렇게 20분 정도 활강을 마치고 착륙도 사뿐히. 다이버와 무사귀환 기념 허그를 나눈 뒤 숙소로 들어가 잠시 정신을 가다듬었다... 뭐, 패러글라이딩은 처음 3초만 무서우면 그 뒤는 상당히 짜릿하고 재미나다는 사실!






시간이 가는 것이 아까웠던 나는, 기념품도 받고 저녁도 해결할 겸 Interlaken 시내를 또다시 활보하기 시작했다. coop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들고, 강가에 앉아 흐르는 물 소리를 들으며 저녁을 해결했다. 해가 저물어가는, 한적하고 푸근한 이 곳, 사랑스럽다. 숙소로 돌아와 논문을 마무리지으며 핫초코 한 잔.
다음날 아침 또한 일찍 시작했다. 식사도 제일 처음 했던 듯하고... 서둘러 기차를 탄 후, Lauterbrunnen에 도착해 잠깐 주변을 돌아본 뒤, Murren을 오늘의 목적지로 잡고 이동했다. 중간 기착지인 Grutschalp까지는 케이블카로, 목적지인 Murren까지는 산악기차를 이용해 움직였다(이 모든 비용이 VIP pass로 퉁~).



드디어 Murren에 도착. 이 마을에 대한 정보를 더 얻기 위해 마을 초입에 있던 information centre에 들러, 책자를 몇 개 얻은 후 잠시 앉아 책자들을 읽다 그냥 덮어버렸다. 이 마을은 머리로 익힐 것이 아니라 내 두 발로 느껴야겠다는 결심이 섰기 때문이다. 그 뒤로 한나절 정도를 이 조그마한 마을을 돌아보는 데 쏟았다. 눈에 들어오는 비경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새파란 하늘과, 어떤 형태로든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집들과, 간간이 마주쳤던 거주민들의 해맑은 미소까지, 무엇 하나 내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 없었다. 이전에 나는 다만 Murren이 차가 다니지 않는 마을로 유명하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물론 정말 마을 운영에 꼭 필요한 차들 말고는 단 한 대도 바퀴달린 동체를 볼 수가 없어 신기하긴 했지만, 그것을 넘어 이 장소가 약간의 충격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렇게 이 작은 마을은 내게 큰 울림으로 들어와 있었다.







이 곳에서 Schilthorn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이 가능했는데, 이번에 굳이 가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마을을 돌아 기차역 쪽으로 거의 다 왔을 즈음에, 옆으로 아이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어서 의아한 눈으로 한참 쳐다보고 있었다. 검은띠를 맨 사범이 앞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그저 신기할 따름.
다시금 Lauterbrunnen-Wilderswil로 내려와, 그냥 들어가긴 싫고, 시간에 쫒겨 많은 것을 놓치고 지
나간 것은 아닌지 싶어 방향을 Grindelwald-Kleine Scheidegg로 잡아 다시 기차를 타고 유유자적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고, 어느덧 짧디 짧은 여행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스위스에서의 마지막날. 최대한 밍기적(!)거리면서 늦게 일어나 늦게 밥을 먹고 늦게 짐을 꾸렸다. 호스텔에서 준 코인이 몇 개 남아서 핫초코와 커피를 연거푸 뽑아 먹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에서 챙겨 간 쿠폰이 하나 있어서, 그걸 가지고 앞으로 여행때마다 들고 다니면서 쓸 요량으로 스위스칼 하나를 기념으로 사기도 했다.
check-out을 하고, Interlaken Ost역에서 기차를 타고 Zurich로 이동했다. 한시간 반쯤 달려 도착한
Zurich는 도착할 때와 마찬가지로 구름낀 어두운 날씨였다. 공항에 좀 일찍 도착해 잠시 공항을 구경하다 곧 check-in. 자리를 비상구 쪽으로 바꾸고 짐을 보낸 뒤 공항 안쪽을 돌아다녔다. 별로 산 것은 없지만 카트 하나 끌고 이리저리 배회했다. 아, chochlate을 좀 샀구나...





오후 3시 40분 출발, 도하를 거쳐 다음날 오후 4시 55분에 도착하는 카타르 항공을 이용해 귀국했다. 물론 기내식은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지만, 메이저 중동 항공사 3개 중 내가 이용했던 2개 중에서는 에미레이츠가 더 나에게 맞았다고 해야 하나... 뭐 여튼, 마침 도하를 거쳐 호주로 무려 3개월이나 휴가를 떠나는 스위스 누나(!)와 음료 리필해가며 몇시간을 수다떨었는지 모른다. 도하 공항 면세점에서 세 번이나 마주친, 네팔로 여행가시는 할아버지와도 '이게 웬 우연이냐'며 한참을 웃었고...








'사람'과 '우연'이 있는 여행. 이번 유럽여행은 말 그대로 bittersweet이었지만, 여전히 내 안에 세상을 누비고 싶은 의지와 욕구가 있음을 또한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