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14

[Toulouse 1st] 14 May 2014

[A380을 만나러 갑니다: Airbus A380 tour, TLS, France]


항공사에서 일하는 동안 적어도 비행기 만드는 공장에는 한 번쯤 가봐야 하지 않겠냐는 마음의 소리(!)를 따라, Toulouse에 위치한 Airbus factory tour <Let's visit Airbus>에 참가했다. Manatour*라는 agency를 통해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해야 하는 이 프로그램은, A380 tour, Panoramic (A320/330/350) tour, Green tour의 세 가지 종류로 나뉘어 있고, 몇 가지 언어**로 가이드를 받을 수 있으며, 각각 한 시간 반이 소요된다. 두 종류를 결합해 신청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시간상 A380 tour만 신청했다. 다음에 또 오면 되지 뭐~
11시간을 날아 Frankfurt에 도착, 가볍게 1박한 뒤 다음날 LH를 이용해 Toulouse Blagnac 공항으로 향했다. 한적한 도시 Toulouse는 가득한 햇살만큼이나 따뜻했다. 오전에 지도 한 장 들고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난 뒤, 시간에 맞게 tram을 타고 Andromede-Lycee역에서 하차해 이정표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니 저 멀리 Airbus factory site가 딱!!!*** 부지 규모가 정말 으리으리했다. Tour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어서, info centre 옆에 있던 기념품 점을 급습, 모형비행기며 목줄(!)이며 아이템들을 그저 쓸어 담기에 바빴다. 1/400 축소판 A380과 A350 모형비행기를 손에 넣고 난 뒤의 그 만족감이란, 후훗. 잠시 뒤 tour check-in이 시작되었고, 모든 짐을 보관한 뒤 tour가 시작되었다.****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 진행된 이 tour의 첫 순서는 암흑실에서 영상을 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2005년 4월 경 항공기 시험을 위해 첫 비행을 하던 때의 cockpit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는데, 그 화면과 함께 옆에 표출되던 각종 그래프들과 도식들이 마치 내가 그 cockpit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물론 영상 내 대화가 모두 프랑스어라 뭐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긴 했지만, 기장들이 특수 헬멧에 낙하산에 각종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첫 비행을 하던 모습이 왠지 귀여웠다고나 할까. 그렇게 첫 비행에 무사히 성공한 A380은 총 2006년 certificate을 취득하기까지 총 5대를 대상으로 혹한과 극서, 지상과 공중을 오가며 수 차례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기에 이른다. 그리고 드디어 첫 A380이 2007년 SQ에서 비행을 시작했다.
두 번째 파트는 가장 기대하고 있던, A380 행거 방문! 버스를 타고, 철통 같은 보안점검
을 무사 통과한 뒤, 행거로 이동했다. 건물 천장이 물결모양 곡선으로 처리되어 있었는데,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곡선 하나 당 A380 한 대가 들어간단다. 그럼 저 건물에는 곡선이 네 개니까... A380이 네 대?! 부푼 마음을 안고 행거로 입성, 1층에서 전체 부지 구성과 비행기 동체 조립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때부터 함께 tour를 받는 사람들의 질문이 터지기 시작했다. 사실 다들 연령대가 좀 있으셔서 '아 이거 효도관광인 건가' 했었는데, 질문 내용을 듣자 하니 너무 전문적인 것이 아닌가? 가이드 질문에 답도 적극적으로 하시고 (내가 껴 들 틈이 없었다!). 알고 보니 나처럼 항공사 직원이 대부분이었다. 왠지 그 분들의 열정이 멋져 보이더라는.
2층으로 이동해 행거 내부를 둘러보았다. 3대의 A380이 조립을 거의 마치고 나래비로
열을 맞춰 있었다. 이건 EK, 저건 아직 꼬리 문양은 안 들어가 있지만 EY, 그리고 저 끝에는... 일본 LCC인 Skymark? 설마 하는 마음에 바로 googling을 했더니, 이미 6대를 주문한 상태였다. LHR, FRA, CDG, JFK와 같은 Long-haul route 운항을 위한 것이란다. 머리 잘 썼다 싶으면서도 뭔가 허를 찔린 느낌이 들었던 것은 왜인지. 항공기 동체 외관 라인을 따라 사무실이 꾸려져 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뒤이어 시청한 영상에서, 총 4개국*****에서 생산된 각각의 동체 조각들이 육해공의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하여 운반되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었다. 앞 부리가 둔탁하게 생긴, 귀여운 화물기 Beluga도 여기에 한 몫 거뜬히 하더라는. 그렇게 모인 각 부분들이 조립되어 한 대의 A380 완전체가 탄생하는 데 7일이면 된다고 한다.
내부 관람을 마치고 행거에서 나가기 전에 건물 외부 테라스에서 Airbus factory site
전경을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flight test 용으로 사용되었던 5대의 A380이 외부 주기장에 주차되어 있었다. 한 대는 Airbus 고유의 색이, 다른 네 대는 각각 BA, EK, QR, 그리고 Skymark의 꼬리 문양이 입혀져 있었다. 이 중 한 대는 고장이 나서 그낭 계속 주기시키고, 다른 네 대는 계속 항공기 성능 확인 차 사용된다고 가이드가 설명을 달아주었다. 아마 고장 난 그 한 대는 Airbus 색깔 비행기가 아니었을까... 아, A380에는 Rolls-Royce의 Trent 900과 Engine Alliance의 GP7200이라는 두 엔진을 선택 장착할 수 있고, 어떤 엔진을 장착하냐에 따라 비행기 가격 차이가 난다고 한다. 관람객 중 한 분께서 ‘그래서 한 대에 얼마냐’고 집요하게 자꾸 물어보시던데, 가이드가 대충 큰 금액으로 얼버무리려는 눈치였다. 영업비밀인가 싶기도 하지만, 뭐 뒤져보면 다 나올 텐데… 하며, 어쨌든 엄청 비싼 것으로~ 뒤이어 시야에 들어오는 다른 행거들을 비롯한 시설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처음 tour를 시작한 곳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파트는 처음 기획된 A380의 실제 내부구조 중 일부를 전시해 놓은 전시장을 관
람하는 것이었다. 입구에 A320 일등석 모형이 있었지만 어디 가당키나 하냐며 눈길도 안 줬다. 물론 항공사에 따라 매우 다르지만, 최초 A380 표준 모델은 525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일반석으로만 1, 2층 꽉 채우면 800석 이상도 나온다고 하니, 확실히 큰 비행기임에 틀림이 없다. 가이드가 목에 힘주며 기내 특성에 대해 설명하는 와중에 관람객들도 자신들의 지식을 총동원해 살도 붙이고 질문도 하고 상당히 디테일한 내용들이 오가는 통에, 나는 그저 조용히 공부하는 셈 치고 듣고 있던 수 밖엔.
방문객 표찰을 반납하고 tour 요약본 (이걸 마지막에 주다니... 똑똑하군...)을 받고 난 뒤
tour 종료. 빡빡이 아저씨 가이드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 사진촬영이 가능한 곳에서 얼른 사진 몇 장을 찍었다. 학생 시절 EK의 A380을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이 가물치같은 둔탁한 물건이 어찌 이리 잘 날아다니나' 싶어 장시간 비행이었는데도 뭔가 신비로운 기운에 비행 내내 눈이 말똥했더랬다. 기분 좋은 설렘 가득 안고 그렇게 <Let's visit Airbus> A380 tour는 마무리되었다. 그럼 이제, 짧고 굵게 Frankfurt를 누벼볼까나?!


* www.manatour.fr 프랑스어 홈페이지이나 영어도 선택 가능하니 겁먹지 않아도 된다. Tour는 당연~히 유료다.
** 한국어 가이드는 없다... 프랑스어를 모른다면, 영어듣기 한다는 셈 치고 마음 편히
영어 가이드를 신청해 보자.
*** 공항에서 바로 가는 방법도 물론 있다. 길눈이 어둡다면 특히나 더욱, 사전에 지도
등을 활용해 경로를 확인해보길 권한다.
**** 부지 내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있다.
*****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에서 동체 각 부분들이 분할 제작된다고 한다. Airbus
가 다국적 기업인 것이 새삼 새로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