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14

[Everett, Boeing Factory Tour] 5 Jun 2014

[20140605 Boeing Factory Tour, Everett, Seattle]


Seattle 여행을 기획하면서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반드시 포함시켜야만 했던 Boeing Factory Tour. 지난 번 Toulouse에서 체험했던 <Let's Visit Airbus>와 비슷한 설렘을 느끼면서 tour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갔다. 이번 tour는 여행사를 통한 사전예약으로 참가했는데, 여러 상품 중 가장 저렴했던 여행사의 프로그램으로 미리 예약*해 둔 터였다. tour 당일, 약속된 시간보다 15분 늦게 차량이 오긴 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출발이었다. 다른 호텔들 몇 군데를 찍고 나서 30분 정도 차량으로 이동하는 내내, 기사 아저씨께서 지역에 대한 설명과 오늘 tour 내용 브리핑을 쉴 틈 없이 쏟아내셨다. 영어듣기 하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들으면서, 살짝 눈을 감았다 뜨니(!)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끝이 쉽게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넓은 부지가 우리들을 맞이했다. 일행들을 따라 건물로 들어서니, 입장권을 나눠주면서 기사 아저씨가 우리들을 Boeing사 가이드에게 인계하고 있었다. 이미 실내에 다른 여행사를 통해 tour에 참가한 30명 정도의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드로부터 간단히 유의사항을 전달받고, 전자기기를 포함한 개인 소지품의 반입이 금지된다는 설명을 들은 뒤, 주어진 잠깐의 자유시간 동안 건물 양쪽에 있던 라커에 짐을 보관했다. 보관료($3)를 아껴보겠다며 작은 라커에 겹겹이 짐을 구겨넣고 나서, 간단히 개인용무를 본 뒤, 암실에서의 영상시청을 시작으로 tour는 시작되었다.
먼저 Boeing사의 성장과정과 함께 Boeing사 비행기가 세상을 어떻게 바꿔갔는지에 대
한 영상을 시청했다. 실물을 보고 싶었던 나는 영상 내용이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B757이 존재했었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영상이 끝난 뒤 가이드로부터 개인 소지품 반입 금지에 대한 안내를 한 번 더 듣고, 암실 뒤쪽 문으로 나가 tour용 버스에 올랐다. 버스 출발 전에 다시금 개인 소지품 금지 안내를... 이거 뭐, 주머니에서 핸드폰이라도 나오면 바로 쇠고랑 찰 분위기다.
부지 곳곳에 Boeing사의 자존심인 Dreamliner B787이 도색을 마치고 일광욕차(!) 열맞
춰 주기되어 있었다. 버스는 일부러 그 주변을 돌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봤지? 이게
Dreamliner야~'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날개 배터리 문제만 없으면 더할 나위 없이 이뻐해 주련만... 그렇게 뱅뱅 돌던 버스는 다시 행거로 향했다. 축구장 몇십개 크기, 근무자 몇만명, 안에 식당이 십수개, 등등 가이드가 행거의 거대함을 한참 설명해 주었지만, 나에겐 그저 '엄청 큰', 그런 행거 앞에 도착. 지하 계단을 따라 내려간 뒤 우측통행 복도를 따라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4층에는, B747이 있었다.
설명을 듣기 위해 자리잡은 내 앞에는, LH에서 ICN/FRA 구간에 투입하고 있는 B747-
800이 조립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꼬리 도색이 되지 않아 어디에서 주문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에메랄드빛 동체가 보기 좋았다. 특히 조종석이 있는 머리 부분이 동글동글하니 귀여웠다. B747-800이 생산되면서 곧 B747-400은 생산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뒷편에 B747 초기 모델의 세로 단면도가 전시되고 있었는데, 괜히 점보가 아닌 것이, 정말 사람 키 몇 배나 되는 높이를 뽐내고 있었다. 슬쩍 터치 한 번 해 주고...
걸어서 가기엔 너무 오래 걸린다며 가이드가 우리들을 다시 버스로 태운 뒤 행거 저 끝
편에서 내렸다. 계단과 복도, 엘리베이터를 동일하게 거쳐 도착한 곳은 B777 조립 라인. 마침 CX에서 주문한 B777-300이 외부조립을 마치고 내부 점검중에 있었다. 확실히 B777-200보다는 B777-300 동체가 좀 더 미끈하게 빠진 듯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행거 벽면을 보니 항공사 꼬리문양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각 기종별로 항공기를 구입한 항공사를 그렇게 표시해 놓은 것이었다. 아쉽게도 OZ는...
관람층 뒤쪽으로 돌아가니 Dreamliner B787이 대량조립되고 있었다. B787의 특징 중
하나인, 살짝 뒤틀린 날개 곡선도 한창 조립중에 있었다. 여지껏 이게 한 덩어리인 줄 알았는데, 이 휜 날개도 조립품이어서 조금 의외였다. 마침 다른 기종보다 좀 더 가까이에서 B787-800 조립현장을 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뭐랄까, 뭉툭하고 둔탁하다고 해야 하나, 썩 눈길이 가는 모양은 아니었다. 실내야 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차라리 B787-900이나 B787-1000이 훨씬 신형 항공기다웠다. 참, 보통 창문에 슬라이드 가림막이 있는데, B787에는 슬라이드 가림막 대신 터치형 자동암막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전시된 장치를 몇 번 건드려 봤는데, 암막으로 변하는 속도가 좀 느려서, 성격 급한 사람들은 꽤나 답답할 듯도 했다
그렇게 다시 버스에 탑승했다. 마지막으로 B787 주기장 옆을 지나 부지를 한 번 더 돌
아본 뒤, 90분간의 투어는 종료되었다. 이제 지갑이 열릴 시간! 기념품 가게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B777-300과, 순전히 날개가 이뻐서 눈이 간 B787, 그리고 선물용 목줄 두어개와 과 펜 몇 자루를 집어들고 신속하게 계산해버렸다. 기념품 종류가 매우 다양해서 Airbus보다 살 물건들이 더 많았다. 각 항공사별 모형도 살 수 있었는데, 마음에 드는 것 다 사다간 방이 비행기 모형으로 덮히겠다 싶어 외면해버렸다. (허헛) 기념품 가게 밖에는 <Future of Flight>라는 제목으로 기종별 엔진 변천사, 다양한 항공기 모형, 체험관 등이 구비된 전시장이 있었다. 여기에서는 마음껏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pick-up 차량 시간 상 오랜 시간 구석구석 살펴 보지는 못했지만, 아이들 체험학습 장소로는 딱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로써 양대 항공기 제작 회사 tour를 모두 마쳤다. '항공사 직원이니 비행기 만드는 것
은 한 번 봐야지?'라는 순진무구한 생각으로 시작되었던 <Let's Visit Airbus>와 <Boeing Factory Tour>. 다녀오고 보니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정도는, 엄청난 크기의 부지에 놀라고, 덩어리 큰 쇳덩이들이 조립되어 미끈한 동체로 재탄생되는 신기함을 느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번 방문이 내게 한동안 꽤나 즐거웠던 기억 중 하나로 남을 듯하다.



* google해 보면 Boeing Factory Tour를 진행하는 여행사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선택했던 Tour는 Customized Tour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호텔 pick-up svc를 포함해 $61(세전)이었다
** 사실 Boeing 기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B747-800인데, 이미 LH logo shop에서
사버린지라, 그리고 Boeing 자체 문양이 촌스러워서(!), 깔끔하게 구매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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