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14

향후 update 예정

후아... 뭔가 맘이 바쁜 요즘, 필력도 잘 안나오고 하여간 Hard times입니다...
부지런히 update했는데, 아직 Seattle 본편은 작성을 다 못했네요.
서둘러 마무리지은 후, 7월 중에는 update 예정입니다.

이후에는 여행을 자주 떠날 수 있을 지 불투명하긴 하지만,
새로운 장소, 새로운 spot이라면 언제든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꾸준히 불시에(!) update할테니, 기대만발 해 주시라~

[Everett, Boeing Factory Tour] 5 Jun 2014

[20140605 Boeing Factory Tour, Everett, Seattle]


Seattle 여행을 기획하면서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반드시 포함시켜야만 했던 Boeing Factory Tour. 지난 번 Toulouse에서 체험했던 <Let's Visit Airbus>와 비슷한 설렘을 느끼면서 tour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갔다. 이번 tour는 여행사를 통한 사전예약으로 참가했는데, 여러 상품 중 가장 저렴했던 여행사의 프로그램으로 미리 예약*해 둔 터였다. tour 당일, 약속된 시간보다 15분 늦게 차량이 오긴 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출발이었다. 다른 호텔들 몇 군데를 찍고 나서 30분 정도 차량으로 이동하는 내내, 기사 아저씨께서 지역에 대한 설명과 오늘 tour 내용 브리핑을 쉴 틈 없이 쏟아내셨다. 영어듣기 하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들으면서, 살짝 눈을 감았다 뜨니(!)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끝이 쉽게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넓은 부지가 우리들을 맞이했다. 일행들을 따라 건물로 들어서니, 입장권을 나눠주면서 기사 아저씨가 우리들을 Boeing사 가이드에게 인계하고 있었다. 이미 실내에 다른 여행사를 통해 tour에 참가한 30명 정도의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드로부터 간단히 유의사항을 전달받고, 전자기기를 포함한 개인 소지품의 반입이 금지된다는 설명을 들은 뒤, 주어진 잠깐의 자유시간 동안 건물 양쪽에 있던 라커에 짐을 보관했다. 보관료($3)를 아껴보겠다며 작은 라커에 겹겹이 짐을 구겨넣고 나서, 간단히 개인용무를 본 뒤, 암실에서의 영상시청을 시작으로 tour는 시작되었다.
먼저 Boeing사의 성장과정과 함께 Boeing사 비행기가 세상을 어떻게 바꿔갔는지에 대
한 영상을 시청했다. 실물을 보고 싶었던 나는 영상 내용이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B757이 존재했었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영상이 끝난 뒤 가이드로부터 개인 소지품 반입 금지에 대한 안내를 한 번 더 듣고, 암실 뒤쪽 문으로 나가 tour용 버스에 올랐다. 버스 출발 전에 다시금 개인 소지품 금지 안내를... 이거 뭐, 주머니에서 핸드폰이라도 나오면 바로 쇠고랑 찰 분위기다.
부지 곳곳에 Boeing사의 자존심인 Dreamliner B787이 도색을 마치고 일광욕차(!) 열맞
춰 주기되어 있었다. 버스는 일부러 그 주변을 돌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봤지? 이게
Dreamliner야~'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날개 배터리 문제만 없으면 더할 나위 없이 이뻐해 주련만... 그렇게 뱅뱅 돌던 버스는 다시 행거로 향했다. 축구장 몇십개 크기, 근무자 몇만명, 안에 식당이 십수개, 등등 가이드가 행거의 거대함을 한참 설명해 주었지만, 나에겐 그저 '엄청 큰', 그런 행거 앞에 도착. 지하 계단을 따라 내려간 뒤 우측통행 복도를 따라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4층에는, B747이 있었다.
설명을 듣기 위해 자리잡은 내 앞에는, LH에서 ICN/FRA 구간에 투입하고 있는 B747-
800이 조립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꼬리 도색이 되지 않아 어디에서 주문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에메랄드빛 동체가 보기 좋았다. 특히 조종석이 있는 머리 부분이 동글동글하니 귀여웠다. B747-800이 생산되면서 곧 B747-400은 생산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뒷편에 B747 초기 모델의 세로 단면도가 전시되고 있었는데, 괜히 점보가 아닌 것이, 정말 사람 키 몇 배나 되는 높이를 뽐내고 있었다. 슬쩍 터치 한 번 해 주고...
걸어서 가기엔 너무 오래 걸린다며 가이드가 우리들을 다시 버스로 태운 뒤 행거 저 끝
편에서 내렸다. 계단과 복도, 엘리베이터를 동일하게 거쳐 도착한 곳은 B777 조립 라인. 마침 CX에서 주문한 B777-300이 외부조립을 마치고 내부 점검중에 있었다. 확실히 B777-200보다는 B777-300 동체가 좀 더 미끈하게 빠진 듯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행거 벽면을 보니 항공사 꼬리문양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각 기종별로 항공기를 구입한 항공사를 그렇게 표시해 놓은 것이었다. 아쉽게도 OZ는...
관람층 뒤쪽으로 돌아가니 Dreamliner B787이 대량조립되고 있었다. B787의 특징 중
하나인, 살짝 뒤틀린 날개 곡선도 한창 조립중에 있었다. 여지껏 이게 한 덩어리인 줄 알았는데, 이 휜 날개도 조립품이어서 조금 의외였다. 마침 다른 기종보다 좀 더 가까이에서 B787-800 조립현장을 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뭐랄까, 뭉툭하고 둔탁하다고 해야 하나, 썩 눈길이 가는 모양은 아니었다. 실내야 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차라리 B787-900이나 B787-1000이 훨씬 신형 항공기다웠다. 참, 보통 창문에 슬라이드 가림막이 있는데, B787에는 슬라이드 가림막 대신 터치형 자동암막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전시된 장치를 몇 번 건드려 봤는데, 암막으로 변하는 속도가 좀 느려서, 성격 급한 사람들은 꽤나 답답할 듯도 했다
그렇게 다시 버스에 탑승했다. 마지막으로 B787 주기장 옆을 지나 부지를 한 번 더 돌
아본 뒤, 90분간의 투어는 종료되었다. 이제 지갑이 열릴 시간! 기념품 가게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B777-300과, 순전히 날개가 이뻐서 눈이 간 B787, 그리고 선물용 목줄 두어개와 과 펜 몇 자루를 집어들고 신속하게 계산해버렸다. 기념품 종류가 매우 다양해서 Airbus보다 살 물건들이 더 많았다. 각 항공사별 모형도 살 수 있었는데, 마음에 드는 것 다 사다간 방이 비행기 모형으로 덮히겠다 싶어 외면해버렸다. (허헛) 기념품 가게 밖에는 <Future of Flight>라는 제목으로 기종별 엔진 변천사, 다양한 항공기 모형, 체험관 등이 구비된 전시장이 있었다. 여기에서는 마음껏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pick-up 차량 시간 상 오랜 시간 구석구석 살펴 보지는 못했지만, 아이들 체험학습 장소로는 딱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로써 양대 항공기 제작 회사 tour를 모두 마쳤다. '항공사 직원이니 비행기 만드는 것
은 한 번 봐야지?'라는 순진무구한 생각으로 시작되었던 <Let's Visit Airbus>와 <Boeing Factory Tour>. 다녀오고 보니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정도는, 엄청난 크기의 부지에 놀라고, 덩어리 큰 쇳덩이들이 조립되어 미끈한 동체로 재탄생되는 신기함을 느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번 방문이 내게 한동안 꽤나 즐거웠던 기억 중 하나로 남을 듯하다.



* google해 보면 Boeing Factory Tour를 진행하는 여행사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선택했던 Tour는 Customized Tour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호텔 pick-up svc를 포함해 $61(세전)이었다
** 사실 Boeing 기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B747-800인데, 이미 LH logo shop에서
사버린지라, 그리고 Boeing 자체 문양이 촌스러워서(!), 깔끔하게 구매를 포기했다.

[Frankfurt 1st] 13-16 May 2014

[20140513-16 Frankfurt]

이번 여행의 목적은 사실 Toulouse에 있는 Airbus사에서 Factory tour를 하는 것이다. 중간에 한 번 거쳐 갈 경유지로 내가 택한 곳은 바로 Frankfurt. 같은 France라서 Paris를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굳이 가고 싶은 마음은 없기에 고민 없이 pass! 정시에 도착했다면 도심으로 나가서 돌아다녔겠지만, 한 시간 넘게 지연되는 바람에 그냥 숙소로 가서 쉬기로 했다. Holiday Inn Express라서 그런지 amenity도 많이 없고 그냥 딱 잠자는 숙소 느낌? 방은 조용하니 푹 쉴 수는 있겠군. 제빙기에서 얼음 한 버킷을 받아다가 오독오독 씹으면서 밤을 맞았다 ㅎㅎㅎ










Toulouse에서 알차게 tour를 즐기고~ Frankfurt의 마지막날, 중앙역 라커에 짐을 보관한 뒤 아이템을 장만하러 다녔다. 발포비타민은 독일의 필수품! 여기에 더해, Orthomol이라는 효과 직빵 마법의 비타민을 빼먹지 않고 챙겼다. 특히 저 마지막 사진에 있는 약국에 있던 물건들이 프로모션도 제법 걸리고 품목도 다양하고 아주 싱싱했다지 ㅋ 미처 몰랐는데 Frankturt야말로 쇼핑천국이로세~ 내가 아주 좋아하는 BOSS 셔츠가 절반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으니, 골라담지 않을 이유가 없지! 그 외에도 옷이며 남성용 액세서리며 맘먹고 돌아다니면 캐리어 하나는 금방 채울 기세였다. 애초에 작정하고 쇼핑하러 온 게 아니라서, 눈물을 머금고(!) 가장 필요한 아이템들만 집어들었다. 세금환급 받을 준비도 물론~ 블로그 검색으로 찾아낸 중앙역 근처 골목의 케밥집에서 맛있고 푸짐하게 한 끼 요기한 뒤 커피 한 잔 하며 시가지를 거닐다 일찌감치 공항으로 직행, 순위권으로 수속을 마치고 세금환급을 받았다. 많은 한국인들이 복잡한 세금환급 과정에 어찌할 바를 몰라하던 터라, 이 몹쓸 직업병때문에 교통정리를 잠시 했다지 아마 ㅎㅎㅎ









작년 8월에 Munich로 가기 위해 정신없이 찍고 달렸던 FRA 공항을, 오늘에서야 여유를 갖고 돌아볼 수 있었다. 유럽의 main hub 공항 중 하나라 그런지 확실히 크고 웅장한 맛이 있었다. Kiosk를 이용해 승객들이 좌석 뿐만 아니라 수하물까지 직접 self check-in 할 수 있도록 시설이 구비되어 있었고, 이용객도 언뜻 보기에 많아보였다. 아예 직원이 진입로에서 승객들을 막고 Kiosk로 안내하기도 했다.
Lufthansa logoshop에 들러 목줄과 B747-8 모형비행기를 사들고, 공항 안쪽에도 뭔가 으리으리하리란 기대를 품고 들어간 면세구역에서는, 그러나... 넓긴 했지만 크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없었다. 무엇보다 pp card로 입장할 수 있는 라운지가 없었다는 점이 매우 아쉬운 점! 하는 수 없이 빈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수밖엔. 비행기는 살짝 지연도착-출발했지만, 기내식이 맛있으니 이걸로 퉁~치고. 다음번엔 미리 아이템들을 좀 살펴본 뒤에 Frankfurt를 작정하고 누벼야겠다.


 









[Toulouse 1st] 14 May 2014

[A380을 만나러 갑니다: Airbus A380 tour, TLS, France]


항공사에서 일하는 동안 적어도 비행기 만드는 공장에는 한 번쯤 가봐야 하지 않겠냐는 마음의 소리(!)를 따라, Toulouse에 위치한 Airbus factory tour <Let's visit Airbus>에 참가했다. Manatour*라는 agency를 통해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해야 하는 이 프로그램은, A380 tour, Panoramic (A320/330/350) tour, Green tour의 세 가지 종류로 나뉘어 있고, 몇 가지 언어**로 가이드를 받을 수 있으며, 각각 한 시간 반이 소요된다. 두 종류를 결합해 신청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시간상 A380 tour만 신청했다. 다음에 또 오면 되지 뭐~
11시간을 날아 Frankfurt에 도착, 가볍게 1박한 뒤 다음날 LH를 이용해 Toulouse Blagnac 공항으로 향했다. 한적한 도시 Toulouse는 가득한 햇살만큼이나 따뜻했다. 오전에 지도 한 장 들고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난 뒤, 시간에 맞게 tram을 타고 Andromede-Lycee역에서 하차해 이정표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니 저 멀리 Airbus factory site가 딱!!!*** 부지 규모가 정말 으리으리했다. Tour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어서, info centre 옆에 있던 기념품 점을 급습, 모형비행기며 목줄(!)이며 아이템들을 그저 쓸어 담기에 바빴다. 1/400 축소판 A380과 A350 모형비행기를 손에 넣고 난 뒤의 그 만족감이란, 후훗. 잠시 뒤 tour check-in이 시작되었고, 모든 짐을 보관한 뒤 tour가 시작되었다.****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 진행된 이 tour의 첫 순서는 암흑실에서 영상을 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2005년 4월 경 항공기 시험을 위해 첫 비행을 하던 때의 cockpit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는데, 그 화면과 함께 옆에 표출되던 각종 그래프들과 도식들이 마치 내가 그 cockpit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물론 영상 내 대화가 모두 프랑스어라 뭐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긴 했지만, 기장들이 특수 헬멧에 낙하산에 각종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첫 비행을 하던 모습이 왠지 귀여웠다고나 할까. 그렇게 첫 비행에 무사히 성공한 A380은 총 2006년 certificate을 취득하기까지 총 5대를 대상으로 혹한과 극서, 지상과 공중을 오가며 수 차례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기에 이른다. 그리고 드디어 첫 A380이 2007년 SQ에서 비행을 시작했다.
두 번째 파트는 가장 기대하고 있던, A380 행거 방문! 버스를 타고, 철통 같은 보안점검
을 무사 통과한 뒤, 행거로 이동했다. 건물 천장이 물결모양 곡선으로 처리되어 있었는데,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곡선 하나 당 A380 한 대가 들어간단다. 그럼 저 건물에는 곡선이 네 개니까... A380이 네 대?! 부푼 마음을 안고 행거로 입성, 1층에서 전체 부지 구성과 비행기 동체 조립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때부터 함께 tour를 받는 사람들의 질문이 터지기 시작했다. 사실 다들 연령대가 좀 있으셔서 '아 이거 효도관광인 건가' 했었는데, 질문 내용을 듣자 하니 너무 전문적인 것이 아닌가? 가이드 질문에 답도 적극적으로 하시고 (내가 껴 들 틈이 없었다!). 알고 보니 나처럼 항공사 직원이 대부분이었다. 왠지 그 분들의 열정이 멋져 보이더라는.
2층으로 이동해 행거 내부를 둘러보았다. 3대의 A380이 조립을 거의 마치고 나래비로
열을 맞춰 있었다. 이건 EK, 저건 아직 꼬리 문양은 안 들어가 있지만 EY, 그리고 저 끝에는... 일본 LCC인 Skymark? 설마 하는 마음에 바로 googling을 했더니, 이미 6대를 주문한 상태였다. LHR, FRA, CDG, JFK와 같은 Long-haul route 운항을 위한 것이란다. 머리 잘 썼다 싶으면서도 뭔가 허를 찔린 느낌이 들었던 것은 왜인지. 항공기 동체 외관 라인을 따라 사무실이 꾸려져 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뒤이어 시청한 영상에서, 총 4개국*****에서 생산된 각각의 동체 조각들이 육해공의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하여 운반되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었다. 앞 부리가 둔탁하게 생긴, 귀여운 화물기 Beluga도 여기에 한 몫 거뜬히 하더라는. 그렇게 모인 각 부분들이 조립되어 한 대의 A380 완전체가 탄생하는 데 7일이면 된다고 한다.
내부 관람을 마치고 행거에서 나가기 전에 건물 외부 테라스에서 Airbus factory site
전경을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flight test 용으로 사용되었던 5대의 A380이 외부 주기장에 주차되어 있었다. 한 대는 Airbus 고유의 색이, 다른 네 대는 각각 BA, EK, QR, 그리고 Skymark의 꼬리 문양이 입혀져 있었다. 이 중 한 대는 고장이 나서 그낭 계속 주기시키고, 다른 네 대는 계속 항공기 성능 확인 차 사용된다고 가이드가 설명을 달아주었다. 아마 고장 난 그 한 대는 Airbus 색깔 비행기가 아니었을까... 아, A380에는 Rolls-Royce의 Trent 900과 Engine Alliance의 GP7200이라는 두 엔진을 선택 장착할 수 있고, 어떤 엔진을 장착하냐에 따라 비행기 가격 차이가 난다고 한다. 관람객 중 한 분께서 ‘그래서 한 대에 얼마냐’고 집요하게 자꾸 물어보시던데, 가이드가 대충 큰 금액으로 얼버무리려는 눈치였다. 영업비밀인가 싶기도 하지만, 뭐 뒤져보면 다 나올 텐데… 하며, 어쨌든 엄청 비싼 것으로~ 뒤이어 시야에 들어오는 다른 행거들을 비롯한 시설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처음 tour를 시작한 곳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파트는 처음 기획된 A380의 실제 내부구조 중 일부를 전시해 놓은 전시장을 관
람하는 것이었다. 입구에 A320 일등석 모형이 있었지만 어디 가당키나 하냐며 눈길도 안 줬다. 물론 항공사에 따라 매우 다르지만, 최초 A380 표준 모델은 525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일반석으로만 1, 2층 꽉 채우면 800석 이상도 나온다고 하니, 확실히 큰 비행기임에 틀림이 없다. 가이드가 목에 힘주며 기내 특성에 대해 설명하는 와중에 관람객들도 자신들의 지식을 총동원해 살도 붙이고 질문도 하고 상당히 디테일한 내용들이 오가는 통에, 나는 그저 조용히 공부하는 셈 치고 듣고 있던 수 밖엔.
방문객 표찰을 반납하고 tour 요약본 (이걸 마지막에 주다니... 똑똑하군...)을 받고 난 뒤
tour 종료. 빡빡이 아저씨 가이드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 사진촬영이 가능한 곳에서 얼른 사진 몇 장을 찍었다. 학생 시절 EK의 A380을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이 가물치같은 둔탁한 물건이 어찌 이리 잘 날아다니나' 싶어 장시간 비행이었는데도 뭔가 신비로운 기운에 비행 내내 눈이 말똥했더랬다. 기분 좋은 설렘 가득 안고 그렇게 <Let's visit Airbus> A380 tour는 마무리되었다. 그럼 이제, 짧고 굵게 Frankfurt를 누벼볼까나?!


* www.manatour.fr 프랑스어 홈페이지이나 영어도 선택 가능하니 겁먹지 않아도 된다. Tour는 당연~히 유료다.
** 한국어 가이드는 없다... 프랑스어를 모른다면, 영어듣기 한다는 셈 치고 마음 편히
영어 가이드를 신청해 보자.
*** 공항에서 바로 가는 방법도 물론 있다. 길눈이 어둡다면 특히나 더욱, 사전에 지도
등을 활용해 경로를 확인해보길 권한다.
**** 부지 내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있다.
*****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에서 동체 각 부분들이 분할 제작된다고 한다. Airbus
가 다국적 기업인 것이 새삼 새로웠다.

13.7.14

[Stockholm ARN 1st] 4-8 Apr 2014

[20140404-08 Stockholm ARN]

나처럼 유럽을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이번에는 북유럽을 목표로 여행을 준비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우리는 밤비행기를 타고 피오르드로 유명한 Norway의 Bergen에 1박한 뒤 Finland의 수도 Helsinki로 향해야 했었다. 그러나... LH strike로 인천발 모든 항공사의 유럽행 모든 비행편이 엉망이 되면서, 우리가 원래 타고자 했던 KLM을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왜 하필!!!) 그리하여... 출발 당일 공항에서 잠시 작전회의(!)를 거친 뒤, 어떻게든 북유럽은 가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 한 후, Paris CDG를 거점으로 AF를 이용해 여석이 충분히 있는 Stockholm ARN으로 계획을 급수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오른 Paris행 비행기 안에서 일단 한 컷! 쌈밥은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10시간을 날아 Paris에 도착한 뒤 layover 숙소에 짐을 풀고 창문을 열었는데, 저 멀리 지는 석양의 빛깔이 예술이었다. 그렇게 밤에 취해 아주 살짝 Eiffel Tower 주변을 찍고 와서는, 다음날 항공권과 숙소를 급박하게 정리한 뒤, 바로 잠들어버렸다.
(CDG에서 도심으로 가는 방법에는 크게 버스와 RER이 있는데, 버스는 지난 번 비행기를 놓쳤을 때의 악몽이 떠올라 이번엔 RER을 이용했지만... 내부가 너무 지저분했고 흑형들이 위협적이었으며, 무엇보다 돌아오는 편이 중간에 갑자기 멈춰서더니 연결 버스를 타라고 하질 않나... 하여간 앞으로 나에게 허락된 Paris는 CDG와 layover hotel만인 것으로...!)







다음날, 부푼 마음을 안고 Stockholm ARN으로 향했다.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수속 밟는 데 시간이 꽤나 걸렸다. queue 진입해서 counter 앞까지 가는 데 25분쯤 걸렸던 듯하다. 개인적 견해이지만, CDG out하는 AF는 직원 입장에서는 거의 진리인 듯하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위해주는... :-) 공항을 좀 둘러보다 이윽고 탑승시간이 되어 비행기 탑승.









입구에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AF 80주년 기념 물티슈가 있어서 슬쩍 몇 개 찔러넣고 착석. 기내가 상당히 쾌적했다. 화장실 시설도 깔끔했고. 샌드위치 내용 구성도 만족, 버클도 깨끗해서 더욱 만족스러웠던, 작은 동체만큼이나 짧았던 비행.







두시간 채 안되게 날아 도착한 Stockholm ARN. 여기는 아주 쾌~청합니다! 공항부터, 뭐랄까, 감각적이라고 해야 하나... 여튼 수많은 공항을 가 봤지만 이런 묘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이 느낌이 무엇으로부터 나왔는지는 차차 설명을 ㅎㅎㅎ Info centre에 들러 시내 지도며 이것저것을 챙긴 뒤, 마법의 Stockholm Card를 구매했다. 교통수단이 무료인 것은 물론, 각종 박물관/미술관과 시설 이용에 혜택이 있을 뿐만 아니라, canal tour도 무료! 2박이라는 짧은 일정에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었다.






어제 간밤에 우리가 급히 예약했던 숙소는 Radisson blu alrandia hotel. 공항에서 셔틀을 타고 5분쯤 떨어진 거리였다. 급하게 하루 전에 예약을 한 터라 걱정이 좀 되었는데, 외관상으로는 무슨 벽돌집같이 좀 투박했지만, 내부로 들어간 순간... 와우, 한켠에 벽난로도 있고 책장에 소파며 구석구석 눈길이 안 갈 수가 없었다. 리셉션 직원도 생각보다 훨씬 상냥&친절했고. 로밍을 미리 해와서 많이 사용치는 않았지만 호텔에서 제공하는 Wifi도 시원시원했다. 배정받은 방은 깔끔 그 자체였다. 화장실 바닥이 따뜻한 것이, 열선이 있는 것도 같았다. Stockholm에 대해 품었던 기대가 숙소에서부터 실제가 되어 가고 있는 듯한 이 즐거운 느낌...!










우리에게 시간은 곧 생명(!!!)과 같았으므로... 쉬는 것 따위 용납할 수 없었던 우리는 후다닥 셔틀을 잡아타고 도심으로~ Stckholm card를 이용해 도심으로 가기 위해선 공항 1층 5번 platform에서 583번 버스를 타고 Marsta station에서 하차한 뒤 Stockholm Central행 commuter train으로 갈아타야 했다. 다행히 배차시간이 적당해서 연결편을 기다리기 위해 허비되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도심까지 35분 정도 걸리는 시간 동안, 열차 안에서 Stckholm Card를 어떻게 쓰면 뽕(!)을 뽑을 수 있을 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배낭여행처럼 분단위 계획을 짰다간 서로 질려버릴 듯 해서 시간 단위로 꽤나 촘촘히 계획을 짰다지 아마 후훗.









Stockholm Central 도착! 중앙역사 지하를 관통하다 '앗, COOP!!!'하며 사진 한 컷 남기고, 이따 숙소로 돌아갈 때 둘러보기로 한 뒤, Royal Canal Tour를 위해 지하철역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니 그런데, 여기는 지하철역이야 미술관이야...??? 벽면 색감은 말할 것도 없고, 전시된 조형물과 문양들 하나하나가 정말 문화충격이었다. 눈이 호강하는구나... 덕분에 하마터면 역사 내에서 길을 잃을 뻔 했다.











지하철역조차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canal tour로 내 눈에 들어오는 Stockholm은 얼마나 멋질까! 저멀리 보이는 긴 줄에 우리도 서둘러 합류, 그 와중에 간식을 사들고 배에 탑승했다. 창가 자리는 물론이고 나란히 앉을 자리도 마땅치 않았던 때, 배 뒤편 외부에 좌석이 있길래 (약간 춥겠지만... 아주 약간...) 일단 앉아버렸다. 이윽고 물살을 가르며 Canal Tour 시작~ 총 50분이 소요되었던 이 tour는 물길 양쪽으로 보이는 Stockholm의 풍경을 즐기기에 그만이었다. 안그래도 쾌청한 날씨에, 맑디 맑은 바닷물과, 청량한 공기, 감각적인 풍경들... 이미 난 Stockholm에 푸욱, 빠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 번에 북유럽에 다시금 오게 된다면 기필코 심야 크루즈로 국가간 이동을 해보리라 마음을 먹고, 육지에 발이 닿기 무섭게 바로 다음 코스로 이동! 미술에는 조예가 깊지 않지만, 친구 따라 갔던 현대미술관moderna museet. 바닷가 근처라 그런지 바람이 장난 아니어서 좀 더 춥긴... 했지만, 바로 옆동네에 있으니 슬슬 걸어서 산책할 겸 이동했다. 입구의 큰 조형물이 반겨주던 그 곳.




역시 여기도 Stockholm Card로 무료입장이 가능했다. 입구를 제외하고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눈으로만 열심히 따라다녔는데, 역시나 예술은 어려운 것이었다... 현대사진 전시관이 그나마 흥미로워서 다행이었다.





이제는 주린 배를 채워 줄 시간. 블로그를 열심히 검색한 결과 meatball로 유명한 bakfikan이라는 식당을 찾았고, 트램을 타고 근처로 이동했다. 큰 동상 하나가 있는 공원(이름이 뭐더라...)을 가로지르니 우리가 찾던 식당이 앞에 딱.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좀 더 비싸고 고급스런 (느낌이 나는...?! ㅎㅎㅎ) 식당이 있었다. 우리는 당연히 왼쪽으로~ 실내는 그리 넓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 중이었다. 왠지 맛있을 것만 같은 느낌! 친구는 meatball로, 나는 steamed cod로 식사를 주문하고, 이윽고 나온 식전 빵과 오이절임/석류(요게요게 아주 상큼했음!) 사진을 막 찍고 있으니 식당 직원이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보고선 '너네들 일본인이야?' 하는 게 아닌가. 대화를 좀 나눠보니 이 지역에 일본인들이 자주 관광을 위해 방문한단다. 뭔가 일본인 성향이랑 북유럽 느낌이 맞는 듯도? main dish는 말할 것도 없이 훌륭했다. cod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입에 맞았고, meatball 알이 커서 먹다 보니 은근히 배부르더라는. 곁들여 나왔던 mashed potato 또한 간이 세지 않아 음식과 잘 어울렸다. 술을 하지 않는 친구에 맞추다 보니 산뜻한 와인 한 잔이 아쉽긴 했지만, 뭐 그래야 다음에 또 오게 되니까...!!! :-)








숙소로 가는 길, 중앙역 COOP에 들러 마실 것, 과일, 과자 몇 봉지를 골라 담았다.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이 북유럽에서도 과연 COOP은 진리였다... 그리하여 오늘 일정은 모두 종료. 내일 뭐 할지 신나게 고민한 뒤 급속도로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 꾸물꾸물한 하늘에 약간 촉촉해진 땅을 보고선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이윽고 떠오르던 햇살에 안심. 어제보다 두 겹 더 껴입고, 그저 평범한 호텔 조식이겠거니 하고 큰 기대 없이 로비 식당으로 갔는데... 우리가 식당을 빠져 나온 시간은 입장 후 한시간 반이 지나서였다. 다름 아니라, 조식에 너무 만족해서 심취해 버렸기 때문. 맛도 맛이지만, 그 어떤 호텔의 조식 구성보다 훌륭했다. 우리 둘 모두 마법에 걸려버린 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몇 접시를 해치웠는지 모른다. 뒷 일정 따위는 지금 이 만족과 바꿀 수 없다며 ㅋㅋㅋ 이거, 특급 칭찬이야~!
(참고로 조식은 새벽 4시 30분부터 이용할 수 있으며, 그 전에 호텔을 떠나야 하는 early-bird들을 위해 새벽 3시부터 <grab & run>이라는 미니바를 입구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우리네 배에 더 이상 저장공간이 없어 음식을 담지 못할 때 쯤, 드디어 길을 떠나 보기로 큰 결심(!)을 하고, 셔틀 시간이 잠시 남았길래 뱃속 정리도 좀 할 겸 시간을 갖고 호텔 곳곳을 구경했다. check-in 당시 곁눈질로만 지나쳤던 로비를 오늘에서야 제대로 보았는데, 소파가 참으로 푹신해 보여서 망설임 없이 앉아보았다. 잠이 올 것만 같아서 오래지 않아 일어났지만 뭐... 안쪽과 지하에 conference room이 구비되어 있기도 했다. 화장실에서 하루를 시작할 마지막 채비(!!!)를 한 뒤, 셔틀을 타고 오늘의 첫 방문지로 gogo!






오늘의 첫 행선지는 Stockholm의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구시가지 Gamla stan. 일찍 도착했는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점들이 더 많았다. 몸을 휘감는 시원한 바람을 벗삼아, 조금은 이른 방문 덕분에 조용한 거리를 누비며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었다. 기념품도 두둑히. 소문으로만 들었던 북유럽 기념품 자석의 quality는 과연 명불허전. 여느 여행지에서도 이처럼 정교하고 독특한 것들을 구할 수는 없으리라! 그러고 보니 다 나눠주고 사진을 안찍어놨네 이런...










골목길을 따라, 세계에서 가장 큰 왕궁이라고 하는 Kungliga Slottet으로 향했다. 역시 Stockholm card로 무료입장이 가능했다. 내부에 조그마한 갤러리와 박물관들에 왕가의 소장품들과 보물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엄청 화려하다기보단, 뭐랄까, 약간은 소박했달까? 사실 왕궁을 동선에 포함시킨 이유는 교대식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Gamla stan에 살짝 심취했던 터라 12:15분 교대식을 아쉽게 놓치고 내부 관람을 하다 13:15분 교대식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현장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조촐한 규모에 약간 실망할 뻔 했는데, 교대식에 임하는 한 분 한 분의 표정이 정말 진지했고, 울려퍼지는 군악대의 음악소리가 의외로 광장을 꽉 채우는 것이, 뭔가 점점 사람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교대식이 끝날 무렵 박수세례가 나온 것은 당연한 일!







간단히 점심 요기를 하고 산책도 할 겸 중앙역까지 슬슬 걸어갔다. 적당히 낀 구름 너머로 보이는 이 아름다운 하늘 빛깔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의 조화란 정말... 인공적 건물조차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였다고나 할까.


 




넋놓고 걷다 보니 어느새 중앙역. 트램을 타고 도착한 다음 목적지는, 실제 바이킹이 몰고 다녔다는 배 한 척을 그대로 전시해 놓은 바사호vasamuseet였다. 7층 높이의 어마어마한 크기에 압도되는 것도 잠시, 이 배가 물에 뜨자마자 순식간에 새어 들어온 바닷물때문에 그대~로 뻘 바다에 파묻혀버렸다는 우스운 이야기가... ㅎㅎㅎ 그런 덕분에 보존상태가 양호해서 지금의 '바사'를 만나게 된 것이지. 그저 배 한 척이겠거니 했는데, 구석구석 새겨놓은 문양 하며 안내판에 설명되어 있던 배에 얽힌 일화들 하며 당시 바이킹의 위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지하에는 당시 선원들에 대한 정보가 유품(+유골...)과 함께 전시되고 있었는데, 음... 좀 으스스해서 스쳐지나가는 느낌으로 볼 것은 다 봤다는 ㅎㅎㅎ







그럴듯한 저녁을 위해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회토리에트hotorget로~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시장터에서 먹는 랍스터였다. 그러나... 오늘이 일요일이라는 것을 간과한 채 무작정 향했던 그 곳은 굳게 문을 닫은 상태였고... 급히 맥도날드에 앉아 뭘 먹어야 할 지 작전회의를 좀 하다, 마땅한 곳이 없어 완전 실망+우울한 상태로 그냥 공항 안에 있는 음식점 아무 곳이나 가기로 했는데, 덮밥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나마 덜 실망한 채로 호텔로 복귀. 오는 길에 공항 구경은 제대로 했다.





호텔에 도착한 뒤, 체크인 할 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사우나가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서, 그래 이거라도 해서 랍스터를 못 먹은 아쉬움을 달래야겠다며 리셉션에 확인차 사용 가능여부를 물어봤다. 그런데... '지금 공용 사우나가 만석이라 사용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괜찮으면 원래 유료긴 하지만 이번에 특별히 private sauna를 무료로 쓰게 해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사양할 이유가 전혀 없지~ 30분 시간제한이 있긴 했지만 친구와 함께 여행으로 쌓인 피로를 풀기에는 아무 충분했다. 돌에 물 끼얹어가며, 올라오는 증기와 함께 피로야 안녕~ ㅋㅋ 리셉션 직원의 센스 덕분에, 그렇게 둘째날 밤도 멋진 기억을 남긴 채 저물어 갔다. 친구는 사과주스로, 나는 맥주 한 캔으로 Stockholm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하면서...
안타깝게도... 오늘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일단 아침 비행기로 Paris까지 이동한 뒤, 저녁 비행기로 CDG를 out하는 일정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호텔에서 간단히 주스에 커피 한 잔 하고선 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바닥재마저도 감각적인, 이 사랑스런 Stockholm! 정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극강의 의지로 겨우 떼내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기내식은 웬만해선 참 맛나다 이거지~ 초코머핀이 좀 달긴 했지만 뭐. Paris에 도착해서 저녁 비행기 타기까지 시간이 있어 시가지 마실을 나가는 중에 나쁜 아찌들한테 털릴 뻔한 것을 겨우 친구 덕에 피했고, RER은 또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이유도 설명해 주지 않고, 정말 여긴 나와는 먼 곳이다... 그저 약국에 들러 아이템 몇 개를 고르고, 차가운 커피 한 잔 하며 wifi 잠깐 하는 정도로만 있다 일찌감치 공항에 다시 가서 후다닥 수속을 마쳤다. 면세점에서 detox용 Kusmi tea를 시험 삼아 두어개 샀는데, 요게요게 물건이네 이거... 다음에 꼭 이 아이템은 잔뜩 쟁여 오리라 마음먹고, 한국행 비행기 탑승.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 곧 식수가 되고, 어디 한 곳 감각적인 디테일을 놓치는 곳이 없고,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색감이 살아 있고, 진정 여유롭고 의외로 살가운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Stockholm. 막연히 갖고 있던 내 북유럽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많은 부분 확신으로 바뀌게 됐다. 이로써 북유럽은, 반드시 경험하고 느껴야만 하는 곳이 되었다.